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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발밑 조심해~」
연출을 노린 것인가, 바꾸는 것이 귀찮은 것뿐인가.
갓을 씌우지 않은 꺼질 것 같은 전구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빛으로 계단을 어렴풋이 비추고 있다.
린을 선두로 아키라와 케이스케는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흔들리는 음영에 맞추어 벽에 휘갈겨 쓴 낙서가 때때로 표면에 드러났다.
「Meal of Duty」. 이 클럽의 이름인 것일까.
입구 옆에 걸려 있던 떨어지려는 듯한 간판에도 같은 단어가 쓰여 있었다.
그 외의 낙서는 거의 해독 불가능했지만 핑크색 스프레이로 쓰인 영자가 눈에 띄었다.
「페스카 코시카」.
그러고 보니 토시마로 오기 전에 에이스와 디가 이야기 했던 기분이 들었다.
아키라는 두 사람이 열변을 토하던 것을 그리워하며 폭이 좁은 계단을 신중히 내려갔다.
솟아난 것처럼 눈앞에 나타난 검은 문을 열자 가슴 깊은 곳까지 뒤흔들 중저음의 홍수가 넘쳐흘렀다.
가게 안은 조명을 낮추어 조금 어두웠지만 BGM에 맞추어 색색의 조명이 교차하고 있었다.
벽 한 면에 가득 붙은 광고지의 폭풍과 그 위를 다시 날아다니는 스프레이 도료들의 경연.
플로어에서 춤추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혼자 멍하게 술을 즐기고 있는 사람, 얼굴을 서로 가까이 대고 소곤소곤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사람, 너덜너덜해진 그라비아 아이돌 포스터를 벽에 걸고 다트를 즐기는 사람.
이그라 참가자도 있었지만 살기를 띤 기색은 없이 제 나름대로 시간에 몸을 맡기고 있는 듯했다.
린 「여기는 이그라에서는 중립지대로 정해져 있어. 암묵의 동의로 말이야. 이 외에도 몇 군데 있지만 여기가 가장 사람이 많이 모여」
퇴폐했다고는 해도 라이프 라인이 완전히 끊긴 것이 아니다.
살아남은 적지 않은 시설인 것이다.
린 「아, 있다. 저 아저씨」
린이 작은 키로 발돋움했다.
플로어 한구석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남자가 파묻혀 서 있었다.
이 위치에서는 입에 물고 있는 담배의 빨간 불 이외에는 그림자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남자는 멍하게 플로어를 바라보고 있었던 듯했으나 린을 알아보고는 가볍게 손을 들었다.
??? 「여어, 늦었군」
린 「아니―, 처형인에 걸렸어. 희생자, 약 1명」
??? 「위반자야?」
린 「아니야―」
??? 「생트집인가. 그래도 뭐, 1명으로 끝났다면 다행이랄까 뭐랄까……. 고인은 딱하지만 말이야」
처형인의 변덕으로 죽는 사람이 그 정도로 많다는 것이리라.
무엇을 위한 처형인인가 하고 유감스러운 의문이 들었으나 룰을 정한 것은 그 악취미의 가면 쓴 남자이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따위는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린 「뭐, 그렇지. ……그보다 당신 말이야, 조금 더 가만히 있어주지 않겠어? 용무가 있을 때에 엄청 시간이 걸린다고. 이 이상 행동범위 넓혔다간 죽인다? 정말」
린이 남자를 노려보고는 힙색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린 「자, 이거」
??? 「오―, 고마워. 이 은혜 잊지 않지」
린 「만날 말만. 말은 잘하지, 정말」
남자에게 건넨 것은 아무래도 사진인 듯했다.
??? 「좋아. 이것으로 완벽해. 그런데, ……응?」
사진을 열심히 보던 남자는 문득 얼굴을 들고는 아키라와 케이스케를 보고 눈을 몇 번 깜박였다.
두 사람이 있는 것을 지금 깨달았다는 얼굴이었다.
??? 「뭐야, 신입생이야? 소개 좀 해 줘」
린 「지금 하려고 했어! 그러니까―, 이쪽이 아키라. 그리고―, 이쪽이 케이스케」
케이스케 「안녕하세요」
케이스케가 가볍게 인사를 했다.
린 「이 신통치 않은 아저씨는 모토미야」
모토미 「신통치 않다는 건 왜 붙여」
멍한 표정으로 남자……모토미가 담배 연기를 내뱉었다.
확실히 가까이에서 보면 신통치 않은 인상이었다.
부스스한 머리에 손질하지 않은 수염, 허름한 셔츠와 갈색 바지.
입에 문 짧은 담배.
다만, 언뜻 보기에는 사람 좋아 보이는 쳐진 눈으로 보이지만 시선이 날카롭다.
성깔이 있어 보이는 분위기였다.
모토미 「잘 부탁해. 그렇지만, 왜 린 같은 애와 함께 있는 거지? 시끄러워 미치겠지?」
린 「시끄럽다니 무슨 말이야. 이제 막 온 참이라니까 친절 정중하게 안내해 주고 있는 거라고―」
모토미 「그런 것은 원래 민폐나 쓸데없는 참견이라고 하는 거야」
린 「아저씨도 남말 할 처지가 아니잖아!? 공연히 참견하는 거 엄청 좋아하는 주제에」
모토미 「하하하, 뭐 그렇지」
모토미는 경쾌하게 웃고 담배를 맛있다는 듯 빨았다.
아키라 「그 사진은?」
린이 모토미에게 건넨 사진이 신경쓰였었다.
턱으로 가볍게 가리키며 물었다.
모토미 「아아, 이거? 일 때문에 말이야, 좀 쓸 거야. 린에게 부탁했었지」
아키라 「일?」
모토미 「그래. 나는 이 근처에 대해서는 좀 잘 알아」
린 「정보상이래―. 수상하기 짝이 없지」
뺨을 부풀린 린이 허리 정도 높이의 폭이 좁은 테이블을 끌어당기고 양 턱을 괴었다.
케이스케 「정보상……」
모토미 「뭐, 여러 가지 정보를 사들여서 그것을 밑천으로 밥 먹고 있다는 거지」
그로써 남자의 분위기에도 수긍이 갔다.
느슨한 공기로 경계심을 품지 않도록 하면서 실제로는 주변의 모든 것에 눈을 번뜩이고 있다.
모토미가 어떤 인물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타입은 돈을 위해서라면 아무렇지 않게 동료를 파는 녀석도 있다.
린이 말 한대로 유익한 면도 있겠지만 그 이상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느꼈다.
아키라 「정보상이라면 이그라에는 참가하지 않은 건가?」
모토미의 가슴에 택은 걸려있지 않았다.
모토미 「그래. 정보상이 서로 죽이면 장사를 못 하잖아. 게다가 나는 아픈 것은 질색이야」
아키라 「토시마에 사는 건가?」
모토미 「아니, ……아아, 뭐, 지금은. 영주는 아니야」
모토미는 조금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어깨를 움츠렸다.
케이스케 「린은 사진 찍는 거야?」
린 「응?」
조금 감동한 듯한 케이스케의 물음에 린이 눈을 깜박였다.
아키라 「정보상이 밑천으로 쓰는 사진이라면 꽤 중요한 거 아닌가」
린 「아아―. 아니. 별로 프로 같은 건 아니야―. 서투른 주제에 좋아한달까, 취미로 마구 찍어대는 느낌이야」
그렇게 말하고 힙색을 뒤져 은빛 물체를 꺼냈다.
플로어를 가로지르는 가지각색의 빛을 반사하는 그것은 조금 오래된 타입의 디지털 카메라였다.
린 「짜잔―! 이것으로 막 찍기―. 아키라도 한 장 어때?」
아키라 「아니……」
사진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거절하려 했지만 린은 이미 찍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모토미가 얼마 남지 않은 담배를 입에 물고 히죽 웃었다.
모토미 「오, 좋지―. 아저씨랑 같이 찍을래?」
모토미 「너희들, 뭐 마실래? 그래도, 여기에는 별거 없지만 말이야」
모토미가 린이 끌어당긴 테이블에 짧아진 담배를 짓이기고 셔츠 주머니에서 담배 케이스를 꺼내며 플로어 저편으로 시선을 향했다.
안쪽에 카운터가 있고, 언뜻 보기에도 의욕 없는 듯한 스킨헤드 점원이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었다.
가게에 왔을 때부터 계속 신경쓰이던 것이 있었다.
택을 걸고 있는 남자들……이그라 참가자의 눈빛이 어딘지 이상했다.
흐리멍덩한 듯한, 그러나 날카롭게 빛나고 있는 듯한, 표현하기 어려운 인상.
같은 눈을 CFC에서도 본 적이 있었다.
마약의 힘을 빌어 스트리트 파이트에 도전하는 무리.
잠시 동안의 영광에 정신없이 취할 수 있으나, 마지막에는 자멸의 길을 걷는다.
부모의 얼굴도 모르고 사는 목적도 모른다.
힘만을 주체못하는 아이들은 사탕을 사듯 간단히 마약에 손을 대고 있었다.
그것이 나쁜 짓이라는 감각은 없다. 그런 것은 배우지 못했다.
과잉섭취로 정신이 돌아 자신의 손가락을 물어뜯어 피를 마신 자도 있었다.
―――그 눈과 같다. 참가자, 거의 전원이.
점내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카운터에 앉아 있는 손님 2명의 기묘한 행동에 시선이 멈추었다.
아키라 「저것은?」
모토미 「응?」
전신에 빽빽하게 문신을 한 상반신 나체의 남자와 검은 가죽으로 몸을 감싼 남자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은 투명한 액체가 든 높이 10cm 정도의 앰플 2개.
각각 끝쪽을 부러뜨려 고무제 스포이트를 달아 안약처럼 얼굴을 기울이고 혀로 1, 2방울 떨어뜨렸다.
남자들은 그대로 이제 곧 올 무언가를 기다리듯 눈을 감았다.
이윽고 그 목줄기에, 어깨에, 팔에, 희미하게, 서서히 확실하게 혈관이 불거져 올랐다.
입가에 선명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 눈에는 탁함과 빛을 짙게 띤 중독자의 빛이 있었다.
모토미 「아아, 저것은 라인이야」
모토미가 눈을 가늘게 뜨고 담배를 피우면서 답했다.
아키라 「라인?」
모토미 「여기에서는 당연한 것처럼 나돌고 있는 리퀴드 타입 마약이지. 1, 2방울만 먹으면 신경이 흥분되고 피로감이 없어져 몸이 가볍게 느껴지며 근력도 붙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키라 「다른 마약과 특별히 뭔가가 다른 건 아닌 건가?」
토시마산은 굉장하다―――Bl@ster 집합소에서 자주 듣던 이야기였다. 그러나 지금 이야기로는 다른 마약과 다르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렇게까지 소문이 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린 「기분이 든다, 만이라면 똑같지만 말이야―」
린이 의미심장하게 미소 지었다.
케이스케는 이런 이야기에는 그다지 면역이 없는지 굉장히 진지한 얼굴로 듣고 있었다.
모토미 「라인은 다른 마약과는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어. 기분뿐만이 아니라 정말로 육체 능력과 정신력이 증폭된다는 것이지」
케이스케 「……정말로? 실제로 강해진다는 것인가요?」
모토미 「그래. 당연히 일시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게다가 의존성이 높아. 금단증상도 강하게 나와.
하지만, 이그라 금지사항에 도핑은 없지. 참가하는 녀석은 처음부터 마약 절임 같은 녀석이 많으니 말이야. 녀석들은 안 쓸려야 안 쓸 수가 없겠지」
에이스와 디에게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까지 Bl@ster에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던 녀석이 어느 날 갑자기 연승하기 시작하더니 1개월 후에는 자택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는 이야기.
사인은 마약 섭취 과다로 인한 쇼크사였던 듯 했다.
모토미 「뭐, 농도를 틀리거나 과잉 섭취하면 죽음에 이르는 위험한 약이다. 잘 쓰는 녀석도 있지만, 문외한이 손대면 되돌릴 수 없게 되지. 권장은 못 해」
약이 들은 상태인지, 쾌활하게 큰 소리로 웃기 시작한 카운터 쪽 2인조를 보고 모토미가 떨떠름한 얼굴을 했다.
아키라 「농도도 있는 건가?」
모토미 「있어. 일반적으로 돌아다니고 있는 것은 꽤 희석되어 있을 거야. 농도가 높으면 효과도 강하지만 몸에 완전히 퍼지면 괴로워지지. 심할 때는 저 세상으로 가게 돼」
린 「그보다 그런 것 쓰지 않아도 강한 녀석은 강하고, 틀린 녀석은 틀렸다고. 나는 절대로 안 쓰는 걸―」
린이 바보 취급하는 어조로 웃었다.
돈을 버는 시스템으로서도 잘 만들어져 있다.
무패(無敗)의 왕이 있는 한 이그라 참가자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뭐라 해도 이기기 위해 대부분의 사람이 라인을 사용할 것이다. 의존성이 높다면 비스키오는 더욱더 큰 이익을 보게 된다.
약물로 증강된 광인(狂人)을 상대로 불패를 자랑하는 이르레 자신도 또한 라인의 힘을 이용하고 있는 것일까.
린 「그거 말이야, 무엇이 원료일까? 자주 보이는 것은 액상이지만 가루를 녹인 것이려나?」
모토미 「원래 액체인 것 같아. 원료는 몰라」
린 「흐―음. 뭐, 나와는 관계없지만―」
간단히 흥미를 잃은 듯, 린이 양팔을 올리고 크게 기지개를 켰다.
린 「뭔가 마실 것 갖고 와야지―. 아키라와 케이스케는? 뭐 마실래?」
케이스케 「나는 무엇이든지……」
모토미 「맥주」
린 「아키라는?」
아키라 「됐어」
린 「넵」
린은 양팔을 머리 뒤에 두르고는 중저음과 빛이 넘쳐나는 플로어를 가로질러갔다.
모토미가 담배를 꺼내면서 케이스케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모토미 「너는 이그라에는 참가 안 하는 건가?」
케이스케 「에? 아아, 아니요……」
케이스케는 있을 리가 없는 택을 움켜쥐듯이 작업복 가슴팍을 움켜쥐고 시선을 떨어뜨렸다.
모토미 「아직 망설이는 중인가?」
케이스케 「…………」
모토미는 입을 다문 케이스케를 바라보고는 얼굴을 돌리고 느릿하게 연기를 내뿜어냈다.
모토미 「두 사람은 어디에서 왔어?」
아키라 「CFC야」
모토미 「오―, CFC라면 Bl@ster 발상지이지. 했었나?」
아키라 「그래」
모토미 「Bl@ster라……」
모토미는 담배를 물고 턱을 쓰다듬고는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듯 시선을 위로 향하고 있었으나, 이윽고 곁눈질로 아키라와 케이스케를 보았다.
모토미 「어린애 장난이지. 이그라와는 완전히 달라.
Bl@ster의 연장으로 생각하고 참가하면 나중에 눈물날 거야.
뭐, 너……, 아키라였던가, 이미 참가중인 것 같은데 목적은 마약왕의 지위와 명예인가?」
아키라 「……아니. 질렸을 뿐이야」
무엇에 질렸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았다.
모토미는 조용히 아키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차분한 표정 뒤편에서는 분명 미미한 변화도 놓치지 않으려 관찰하고 있을 것이리라.
당연히 이그라에 참가한 진짜 목적을 말할 생각은 없었다.
모토미 「질렸다, 라. Bl@ster는 확실히 살인은 금지였지. 살인이라도 해 보고 싶어졌어? 응?」
도발로도 야유로도 받아들일 수 있는 어조. 아키라가 곁눈질로 보자 모토미는 히죽 웃고 연기를 내뿜어냈다.
모토미 「뭐, 참가해 버린 것은 이제 막을 수 없지만 말이야. 기권은 할 수 없어. 남은 것은 죽거나 이기는 수밖에 없지.
각오도 제대로 안 하고 울면서 죽어간 녀석을 많이 봐 왔어」
아키라 「위협하는 건가?」
모토미 「아니, 아아, 그렇지만 어떤 의미로 그렇게 될지도. 큰 전쟁이 있었던 탓에 마비되어 버렸는지, 요즘은 스릴이라는 둥 뭐라는 둥 깊이 생각하지 않고 죽음을 재촉하는 녀석이 너무 많아.
어차피 생판 남이니 관계없지만, 각오하고 뛰어들었다면 몰라도 죽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죽어가는 것은 차마 볼 수 없으니 말이야.
……이런, 설교 같이 돼 버렸군」
모토미는 관자놀이를 긁으면서 누그러진 미소를 띠었다.
웃으니 눈이 가늘어져 온후한 인상이 된다.
모토미 「뭐, 어쨌든, 참가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각오를 하라는 것이지. 운이 나쁘면 여기에서 나가서 3초 후에는 습격당해 죽을지도 모르니까.
그쪽에 있는 친구도 별로 막지는 않겠지만 고민하고 있다면 조금 더 잘 생각해 둬」
케이스케 「…………」
모토미 「어중간한 마음으로 참가하면 반드시 후회하게 돼」
케이스케 「……나는」
그때까지 입술을 깨물고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숙이고 있던 케이스케가 얼굴을 들었다.
케이스케 「나는 이미 결정했어요. ……참가할 거라고」
모토미 「호오」
모토미가 담배를 손가락으로 집고 쌓인 재를 떨어뜨리면서 무표정한 눈빛을 케이스케에게 향했다.
모토미 「꽤 깊이 생각한 얼굴인데, 뭔가 양보할 수 없는 이유라도 있나?」
케이스케 「……있어요」
모토미 「적어도 마약왕의 지위와 명예는 아닌 것 같군」
케이스케는 모토미의 말에 반은 노려보는 기세로 주먹을 꽉 쥐었다.
케이스케 「나는 지키고 싶은 것이 있으니까……. 그 때문에 참가할 거예요」
모토미 「지키고 싶은 것, 이라……」
모토미는 담배를 입에 문 채 팔을 꼬고 눈을 가늘게 뜨며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얼굴로 케이스케를 바라보았다.
다음 질문에 대비하는 것인지, 케이스케는 마치 적을 눈앞에 둔 것처럼 몸을 긴장시키고 있었다.
모토미 「무엇을 지키고 싶지? 물건인가, 사람인가, 그렇지 않으면 자기 자신인가. 지키고 싶다는 마음은 중요해. 하지만, 독선이 되면 의미가 없어」
케이스케 「…………」
모토미 「밀어붙이는 것만으로는 안 돼. 그래서는 그저 고집일 뿐이니까.
상대방도 자신도 원하고 나서야 지키고 보호받는 관계가 생기지. 그것이 성립되지 않았다면 혼자 열심히 해도 아무것도 못 지켜」
케이스케는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더욱 세게 주먹을 쥐었다.
대화가 끊기고 가슴 속까지 울리는 저음과 뒤섞이는 경쾌한 리듬의 물결이 침묵 대신 밀려왔다.
제각기 날아오르는 컬러풀한 라이트는 때로는 자신의 색으로, 때로는 다른 색과 뒤섞여 플로어에 있는 사람을 물들여 갔다.
케이스케 「……그렇다 해도, 그래도, 나는…….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 것은 싫어요……」
작은 중얼거림은 대음량의 BGM에 금세 완전히 지워졌다.
모토미 「……뭐, 오늘 막 만난 내가 참견하는 것도 그렇고 말이지. 어쨌든 각오만은 단단히 해 두라는 거야」
케이스케 「……네」
그때, 린이 음과 빛의 홍수 속을 헤엄치듯 유리잔을 안고 돌아왔다.
린 「기다리셨습니다―」
모토미 「여어. 늦었군」
린 「바텐더 형과 의기투합해 떠들다 왔어」
린은 테이블에 간단히 잔을 놓고는 재빨리 자신의 음료수를 끌어당겨 입에 댔다. 투명한 색 때문에 액체가 무슨 색인지 알기 어려웠다.
아마도 맥주가 들어 있는 듯한 잔을 모토미가 잡았다.
린 「뭐야뭐야, 왜 그래―. 뭔가 심각한 얼굴 하고 있었잖아」
모토미 「아아. 케이스케가 이그라에 참가할 거라고 해서 아저씨가 여러 가지 충고해 주고 있었지」
린이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쓴웃음을 짓는 케이스케를 바라보았다.
린 「에, 아, 그래?? 역시 참가할 마음이 생겼구나」
케이스케 「……응, 뭐」
린 「아저씨가 시끄럽게 설교했지? 그런 것이 쓸데없는 참견이라는 거야―」
모토미 「너한테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
모토미가 기가 막힌다는 듯이 린을 보면서 잔을 가볍게 흔들었다.
케이스케가 아키라에게 무언의 시선을 향했다.
뭔가를 말하고 싶은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말해 줬으면 하는 것인지―――몰랐기 때문에 아키라는 잠자코 있었다.
조금 전 모토미의 말에는 동감했다.
아키라도 비슷한 말을 했지만 그래도 밀고 나가겠다기에, 케이스케의 이그라 참가에 관해 이 이상 참견할 생각은 없었다.
게다가 이런 무언의 호소는 희미하게 아키라를 화나게 했다.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말하면 된다.
표정만 보고 알아채는 것은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토미 「점점 CFC와 일흥련의 일본 통일 문제가 깊어지고 있으니 말이야. 내전이 시작되는 것도 그리 머지않았어.
그러면 비스키오는 종적을 감출지도 모르지만 이그라는 우선 틀림없이 끝나겠지」
린 「뭐, 그렇지」
홀짝홀짝 소리를 내면서 잔의 내용물을 홀짝이며 린이 끄덕였다.
린 「그렇지만, 지금이 즐거우면 되잖아. 아주 조금이라도 꿈을 꾸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고. 이런 지금 세상」
모토미 「뭐, 일리 있어. 언제 죽어도 후회는 남지 않도록 해야지」
린 「맞아―맞아―」
모토미 「……이런. 잊고 있었다」
갑자기 모토미가 가게 안에 걸린 시계를 보고 혀를 찼다.
조금 난폭하게 잔을 놓고는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밟아 끄고 벽에서 몸을 일으켰다.
모토미 「사람 만날 약속이 있었어. 나는 슬슬 간다」
린 「네네, 또 봐―」
린이 흔들흔들 한 손을 흔들었다.
모토미 「나는 밤에는 여기에 자주 있으니 무언가 조사하고 싶은 것이나 찾는 것이 있으면 상담해 주지. ……그에 상응하는 보수는 확실히 받겠지만 말이야」
모토미는 방심할 수 없는 미소를 띠고 아키라, 린, 케이스케 순으로 난잡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키라 「…………」
린 「으! 쓰다듬지 마!」
케이스케 「우와」
모토미 「하하하, 그럼」
재미있는 듯 웃고, 몸집이 큰 등은 플로어의 인파에 파묻혔다.
정신을 차리니 BGM은 차분한 템포가 되어 있어, 중저음도 소극적인 들러리가 되어 있었다.
린은 테이블에 한쪽 팔꿈치를 궤고 모토미가 떠나간 방향에서 아키라와 케이스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린 「……뭐, 저런 느낌의 수상한 아저씨이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야, 아마도」
케이스케 「확실히 수상하기는 했지……」
린 「여기에서는 사람을 믿는 마음은 70% 정도로 하는 게 좋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거짓말하는 악당이 잔뜩 있으니까. 뭐 그건 여기가 아니라 어디에서라도 똑같나」
그것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의심도 풀 수 없었다.
그 후에는 쓸데없는 이야기를 한 후 린과 헤어지기로 했다.
연출을 노린 것인가, 바꾸는 것이 귀찮은 것뿐인가.
갓을 씌우지 않은 꺼질 것 같은 전구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빛으로 계단을 어렴풋이 비추고 있다.
린을 선두로 아키라와 케이스케는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흔들리는 음영에 맞추어 벽에 휘갈겨 쓴 낙서가 때때로 표면에 드러났다.
「Meal of Duty」. 이 클럽의 이름인 것일까.
입구 옆에 걸려 있던 떨어지려는 듯한 간판에도 같은 단어가 쓰여 있었다.
그 외의 낙서는 거의 해독 불가능했지만 핑크색 스프레이로 쓰인 영자가 눈에 띄었다.
「페스카 코시카」.
그러고 보니 토시마로 오기 전에 에이스와 디가 이야기 했던 기분이 들었다.
아키라는 두 사람이 열변을 토하던 것을 그리워하며 폭이 좁은 계단을 신중히 내려갔다.

가게 안은 조명을 낮추어 조금 어두웠지만 BGM에 맞추어 색색의 조명이 교차하고 있었다.
벽 한 면에 가득 붙은 광고지의 폭풍과 그 위를 다시 날아다니는 스프레이 도료들의 경연.
플로어에서 춤추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혼자 멍하게 술을 즐기고 있는 사람, 얼굴을 서로 가까이 대고 소곤소곤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사람, 너덜너덜해진 그라비아 아이돌 포스터를 벽에 걸고 다트를 즐기는 사람.
이그라 참가자도 있었지만 살기를 띤 기색은 없이 제 나름대로 시간에 몸을 맡기고 있는 듯했다.
린 「여기는 이그라에서는 중립지대로 정해져 있어. 암묵의 동의로 말이야. 이 외에도 몇 군데 있지만 여기가 가장 사람이 많이 모여」
퇴폐했다고는 해도 라이프 라인이 완전히 끊긴 것이 아니다.
살아남은 적지 않은 시설인 것이다.
린 「아, 있다. 저 아저씨」
린이 작은 키로 발돋움했다.

이 위치에서는 입에 물고 있는 담배의 빨간 불 이외에는 그림자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남자는 멍하게 플로어를 바라보고 있었던 듯했으나 린을 알아보고는 가볍게 손을 들었다.

린 「아니―, 처형인에 걸렸어. 희생자, 약 1명」
??? 「위반자야?」
린 「아니야―」
??? 「생트집인가. 그래도 뭐, 1명으로 끝났다면 다행이랄까 뭐랄까……. 고인은 딱하지만 말이야」
처형인의 변덕으로 죽는 사람이 그 정도로 많다는 것이리라.
무엇을 위한 처형인인가 하고 유감스러운 의문이 들었으나 룰을 정한 것은 그 악취미의 가면 쓴 남자이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따위는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린 「뭐, 그렇지. ……그보다 당신 말이야, 조금 더 가만히 있어주지 않겠어? 용무가 있을 때에 엄청 시간이 걸린다고. 이 이상 행동범위 넓혔다간 죽인다? 정말」
린이 남자를 노려보고는 힙색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린 「자, 이거」
??? 「오―, 고마워. 이 은혜 잊지 않지」
린 「만날 말만. 말은 잘하지, 정말」
남자에게 건넨 것은 아무래도 사진인 듯했다.
??? 「좋아. 이것으로 완벽해. 그런데, ……응?」
사진을 열심히 보던 남자는 문득 얼굴을 들고는 아키라와 케이스케를 보고 눈을 몇 번 깜박였다.
두 사람이 있는 것을 지금 깨달았다는 얼굴이었다.
??? 「뭐야, 신입생이야? 소개 좀 해 줘」
린 「지금 하려고 했어! 그러니까―, 이쪽이 아키라. 그리고―, 이쪽이 케이스케」
케이스케 「안녕하세요」
케이스케가 가볍게 인사를 했다.
린 「이 신통치 않은 아저씨는 모토미야」
모토미 「신통치 않다는 건 왜 붙여」
멍한 표정으로 남자……모토미가 담배 연기를 내뱉었다.
확실히 가까이에서 보면 신통치 않은 인상이었다.
부스스한 머리에 손질하지 않은 수염, 허름한 셔츠와 갈색 바지.
입에 문 짧은 담배.
다만, 언뜻 보기에는 사람 좋아 보이는 쳐진 눈으로 보이지만 시선이 날카롭다.
성깔이 있어 보이는 분위기였다.

린 「시끄럽다니 무슨 말이야. 이제 막 온 참이라니까 친절 정중하게 안내해 주고 있는 거라고―」
모토미 「그런 것은 원래 민폐나 쓸데없는 참견이라고 하는 거야」
린 「아저씨도 남말 할 처지가 아니잖아!? 공연히 참견하는 거 엄청 좋아하는 주제에」

모토미는 경쾌하게 웃고 담배를 맛있다는 듯 빨았다.
아키라 「그 사진은?」
린이 모토미에게 건넨 사진이 신경쓰였었다.
턱으로 가볍게 가리키며 물었다.
모토미 「아아, 이거? 일 때문에 말이야, 좀 쓸 거야. 린에게 부탁했었지」
아키라 「일?」
모토미 「그래. 나는 이 근처에 대해서는 좀 잘 알아」
린 「정보상이래―. 수상하기 짝이 없지」
뺨을 부풀린 린이 허리 정도 높이의 폭이 좁은 테이블을 끌어당기고 양 턱을 괴었다.
케이스케 「정보상……」
모토미 「뭐, 여러 가지 정보를 사들여서 그것을 밑천으로 밥 먹고 있다는 거지」
그로써 남자의 분위기에도 수긍이 갔다.
느슨한 공기로 경계심을 품지 않도록 하면서 실제로는 주변의 모든 것에 눈을 번뜩이고 있다.
모토미가 어떤 인물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타입은 돈을 위해서라면 아무렇지 않게 동료를 파는 녀석도 있다.
린이 말 한대로 유익한 면도 있겠지만 그 이상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느꼈다.
아키라 「정보상이라면 이그라에는 참가하지 않은 건가?」
모토미의 가슴에 택은 걸려있지 않았다.
모토미 「그래. 정보상이 서로 죽이면 장사를 못 하잖아. 게다가 나는 아픈 것은 질색이야」
아키라 「토시마에 사는 건가?」
모토미 「아니, ……아아, 뭐, 지금은. 영주는 아니야」
모토미는 조금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어깨를 움츠렸다.
케이스케 「린은 사진 찍는 거야?」
린 「응?」
조금 감동한 듯한 케이스케의 물음에 린이 눈을 깜박였다.
아키라 「정보상이 밑천으로 쓰는 사진이라면 꽤 중요한 거 아닌가」
린 「아아―. 아니. 별로 프로 같은 건 아니야―. 서투른 주제에 좋아한달까, 취미로 마구 찍어대는 느낌이야」
그렇게 말하고 힙색을 뒤져 은빛 물체를 꺼냈다.
플로어를 가로지르는 가지각색의 빛을 반사하는 그것은 조금 오래된 타입의 디지털 카메라였다.
린 「짜잔―! 이것으로 막 찍기―. 아키라도 한 장 어때?」
아키라 「아니……」
사진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거절하려 했지만 린은 이미 찍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모토미가 얼마 남지 않은 담배를 입에 물고 히죽 웃었다.
모토미 「오, 좋지―. 아저씨랑 같이 찍을래?」
| 선택지 →찍는다일 경우. 좋다고 말하려 했으나 승낙하든 말든 모토미가 어깨를 끌어안았다. 다른 한쪽 팔로 케이스케도 끌어당기고 있었다. 케이스케 「나도!?」 모토미 「좋잖아―. 알게 된 기념으로」 린 「간다―. 아, 아키라 더 웃어! 자, 찍는다―!」 플로어에 어지럽게 퍼지는 라이트보다 눈부신 빛이 한순간 강하게 깜박이고 셔터를 누르는 소리가 났다. 웃음 따위는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 지독히 무뚝뚝하게 찍혔을 것이다. 케이스케도 일단 웃고는 있었지만 뺨이 굳어져 있었다. |
| 선택지 →거절한다일 경우. 아키라 「사진은 좋아하지 않아」 린 「에―. 그 이상한 아저씨와 같이 찍는 것이 싫은 거지―? 아저씨 방해야, 방해!」 모토미 「그런 소리는 한마디도 안 했잖아. 그렇지, 아키라?」 아키라 「…………」 린 「아키라―, 찍으니까 웃어―!」 왁자지껄했다. 이래저래 셔터를 눌러 빛이 강하게 깜박였다. 원래 웃음 따위는 연이 멀었으니 지독히 무뚝뚝하게 찍혔을 것이다. 게다가 고개를 숙였거나 시선이 빗나갔을지도 모른다. 린 「아키라 겟―」 그래도 린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
모토미 「너희들, 뭐 마실래? 그래도, 여기에는 별거 없지만 말이야」
모토미가 린이 끌어당긴 테이블에 짧아진 담배를 짓이기고 셔츠 주머니에서 담배 케이스를 꺼내며 플로어 저편으로 시선을 향했다.
안쪽에 카운터가 있고, 언뜻 보기에도 의욕 없는 듯한 스킨헤드 점원이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었다.
가게에 왔을 때부터 계속 신경쓰이던 것이 있었다.
택을 걸고 있는 남자들……이그라 참가자의 눈빛이 어딘지 이상했다.
흐리멍덩한 듯한, 그러나 날카롭게 빛나고 있는 듯한, 표현하기 어려운 인상.
같은 눈을 CFC에서도 본 적이 있었다.
마약의 힘을 빌어 스트리트 파이트에 도전하는 무리.
잠시 동안의 영광에 정신없이 취할 수 있으나, 마지막에는 자멸의 길을 걷는다.
부모의 얼굴도 모르고 사는 목적도 모른다.
힘만을 주체못하는 아이들은 사탕을 사듯 간단히 마약에 손을 대고 있었다.
그것이 나쁜 짓이라는 감각은 없다. 그런 것은 배우지 못했다.
과잉섭취로 정신이 돌아 자신의 손가락을 물어뜯어 피를 마신 자도 있었다.
―――그 눈과 같다. 참가자, 거의 전원이.
점내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카운터에 앉아 있는 손님 2명의 기묘한 행동에 시선이 멈추었다.

모토미 「응?」
전신에 빽빽하게 문신을 한 상반신 나체의 남자와 검은 가죽으로 몸을 감싼 남자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각각 끝쪽을 부러뜨려 고무제 스포이트를 달아 안약처럼 얼굴을 기울이고 혀로 1, 2방울 떨어뜨렸다.
남자들은 그대로 이제 곧 올 무언가를 기다리듯 눈을 감았다.
이윽고 그 목줄기에, 어깨에, 팔에, 희미하게, 서서히 확실하게 혈관이 불거져 올랐다.
입가에 선명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 눈에는 탁함과 빛을 짙게 띤 중독자의 빛이 있었다.
모토미 「아아, 저것은 라인이야」
모토미가 눈을 가늘게 뜨고 담배를 피우면서 답했다.
아키라 「라인?」
모토미 「여기에서는 당연한 것처럼 나돌고 있는 리퀴드 타입 마약이지. 1, 2방울만 먹으면 신경이 흥분되고 피로감이 없어져 몸이 가볍게 느껴지며 근력도 붙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키라 「다른 마약과 특별히 뭔가가 다른 건 아닌 건가?」
토시마산은 굉장하다―――Bl@ster 집합소에서 자주 듣던 이야기였다. 그러나 지금 이야기로는 다른 마약과 다르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렇게까지 소문이 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린 「기분이 든다, 만이라면 똑같지만 말이야―」
린이 의미심장하게 미소 지었다.
케이스케는 이런 이야기에는 그다지 면역이 없는지 굉장히 진지한 얼굴로 듣고 있었다.
모토미 「라인은 다른 마약과는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어. 기분뿐만이 아니라 정말로 육체 능력과 정신력이 증폭된다는 것이지」
케이스케 「……정말로? 실제로 강해진다는 것인가요?」
모토미 「그래. 당연히 일시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게다가 의존성이 높아. 금단증상도 강하게 나와.
하지만, 이그라 금지사항에 도핑은 없지. 참가하는 녀석은 처음부터 마약 절임 같은 녀석이 많으니 말이야. 녀석들은 안 쓸려야 안 쓸 수가 없겠지」
에이스와 디에게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까지 Bl@ster에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던 녀석이 어느 날 갑자기 연승하기 시작하더니 1개월 후에는 자택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는 이야기.
사인은 마약 섭취 과다로 인한 쇼크사였던 듯 했다.
모토미 「뭐, 농도를 틀리거나 과잉 섭취하면 죽음에 이르는 위험한 약이다. 잘 쓰는 녀석도 있지만, 문외한이 손대면 되돌릴 수 없게 되지. 권장은 못 해」
약이 들은 상태인지, 쾌활하게 큰 소리로 웃기 시작한 카운터 쪽 2인조를 보고 모토미가 떨떠름한 얼굴을 했다.
아키라 「농도도 있는 건가?」
모토미 「있어. 일반적으로 돌아다니고 있는 것은 꽤 희석되어 있을 거야. 농도가 높으면 효과도 강하지만 몸에 완전히 퍼지면 괴로워지지. 심할 때는 저 세상으로 가게 돼」
린 「그보다 그런 것 쓰지 않아도 강한 녀석은 강하고, 틀린 녀석은 틀렸다고. 나는 절대로 안 쓰는 걸―」
린이 바보 취급하는 어조로 웃었다.
돈을 버는 시스템으로서도 잘 만들어져 있다.
무패(無敗)의 왕이 있는 한 이그라 참가자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뭐라 해도 이기기 위해 대부분의 사람이 라인을 사용할 것이다. 의존성이 높다면 비스키오는 더욱더 큰 이익을 보게 된다.
약물로 증강된 광인(狂人)을 상대로 불패를 자랑하는 이르레 자신도 또한 라인의 힘을 이용하고 있는 것일까.
린 「그거 말이야, 무엇이 원료일까? 자주 보이는 것은 액상이지만 가루를 녹인 것이려나?」
모토미 「원래 액체인 것 같아. 원료는 몰라」
린 「흐―음. 뭐, 나와는 관계없지만―」
간단히 흥미를 잃은 듯, 린이 양팔을 올리고 크게 기지개를 켰다.
린 「뭔가 마실 것 갖고 와야지―. 아키라와 케이스케는? 뭐 마실래?」
케이스케 「나는 무엇이든지……」
모토미 「맥주」
린 「아키라는?」
아키라 「됐어」
린 「넵」
린은 양팔을 머리 뒤에 두르고는 중저음과 빛이 넘쳐나는 플로어를 가로질러갔다.
모토미가 담배를 꺼내면서 케이스케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모토미 「너는 이그라에는 참가 안 하는 건가?」
케이스케 「에? 아아, 아니요……」
케이스케는 있을 리가 없는 택을 움켜쥐듯이 작업복 가슴팍을 움켜쥐고 시선을 떨어뜨렸다.
모토미 「아직 망설이는 중인가?」
케이스케 「…………」
모토미는 입을 다문 케이스케를 바라보고는 얼굴을 돌리고 느릿하게 연기를 내뿜어냈다.
모토미 「두 사람은 어디에서 왔어?」
아키라 「CFC야」
모토미 「오―, CFC라면 Bl@ster 발상지이지. 했었나?」
아키라 「그래」
모토미 「Bl@ster라……」
모토미는 담배를 물고 턱을 쓰다듬고는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듯 시선을 위로 향하고 있었으나, 이윽고 곁눈질로 아키라와 케이스케를 보았다.
모토미 「어린애 장난이지. 이그라와는 완전히 달라.
Bl@ster의 연장으로 생각하고 참가하면 나중에 눈물날 거야.
뭐, 너……, 아키라였던가, 이미 참가중인 것 같은데 목적은 마약왕의 지위와 명예인가?」
아키라 「……아니. 질렸을 뿐이야」
무엇에 질렸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았다.
모토미는 조용히 아키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차분한 표정 뒤편에서는 분명 미미한 변화도 놓치지 않으려 관찰하고 있을 것이리라.
당연히 이그라에 참가한 진짜 목적을 말할 생각은 없었다.
모토미 「질렸다, 라. Bl@ster는 확실히 살인은 금지였지. 살인이라도 해 보고 싶어졌어? 응?」
도발로도 야유로도 받아들일 수 있는 어조. 아키라가 곁눈질로 보자 모토미는 히죽 웃고 연기를 내뿜어냈다.
모토미 「뭐, 참가해 버린 것은 이제 막을 수 없지만 말이야. 기권은 할 수 없어. 남은 것은 죽거나 이기는 수밖에 없지.
각오도 제대로 안 하고 울면서 죽어간 녀석을 많이 봐 왔어」
아키라 「위협하는 건가?」
모토미 「아니, 아아, 그렇지만 어떤 의미로 그렇게 될지도. 큰 전쟁이 있었던 탓에 마비되어 버렸는지, 요즘은 스릴이라는 둥 뭐라는 둥 깊이 생각하지 않고 죽음을 재촉하는 녀석이 너무 많아.
어차피 생판 남이니 관계없지만, 각오하고 뛰어들었다면 몰라도 죽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죽어가는 것은 차마 볼 수 없으니 말이야.
……이런, 설교 같이 돼 버렸군」
모토미는 관자놀이를 긁으면서 누그러진 미소를 띠었다.
웃으니 눈이 가늘어져 온후한 인상이 된다.
모토미 「뭐, 어쨌든, 참가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각오를 하라는 것이지. 운이 나쁘면 여기에서 나가서 3초 후에는 습격당해 죽을지도 모르니까.
그쪽에 있는 친구도 별로 막지는 않겠지만 고민하고 있다면 조금 더 잘 생각해 둬」
케이스케 「…………」
모토미 「어중간한 마음으로 참가하면 반드시 후회하게 돼」
케이스케 「……나는」
그때까지 입술을 깨물고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숙이고 있던 케이스케가 얼굴을 들었다.
케이스케 「나는 이미 결정했어요. ……참가할 거라고」
모토미 「호오」
모토미가 담배를 손가락으로 집고 쌓인 재를 떨어뜨리면서 무표정한 눈빛을 케이스케에게 향했다.
모토미 「꽤 깊이 생각한 얼굴인데, 뭔가 양보할 수 없는 이유라도 있나?」
케이스케 「……있어요」
모토미 「적어도 마약왕의 지위와 명예는 아닌 것 같군」
케이스케는 모토미의 말에 반은 노려보는 기세로 주먹을 꽉 쥐었다.
케이스케 「나는 지키고 싶은 것이 있으니까……. 그 때문에 참가할 거예요」
모토미 「지키고 싶은 것, 이라……」
모토미는 담배를 입에 문 채 팔을 꼬고 눈을 가늘게 뜨며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얼굴로 케이스케를 바라보았다.
다음 질문에 대비하는 것인지, 케이스케는 마치 적을 눈앞에 둔 것처럼 몸을 긴장시키고 있었다.
모토미 「무엇을 지키고 싶지? 물건인가, 사람인가, 그렇지 않으면 자기 자신인가. 지키고 싶다는 마음은 중요해. 하지만, 독선이 되면 의미가 없어」
케이스케 「…………」
모토미 「밀어붙이는 것만으로는 안 돼. 그래서는 그저 고집일 뿐이니까.
상대방도 자신도 원하고 나서야 지키고 보호받는 관계가 생기지. 그것이 성립되지 않았다면 혼자 열심히 해도 아무것도 못 지켜」
케이스케는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더욱 세게 주먹을 쥐었다.
대화가 끊기고 가슴 속까지 울리는 저음과 뒤섞이는 경쾌한 리듬의 물결이 침묵 대신 밀려왔다.
제각기 날아오르는 컬러풀한 라이트는 때로는 자신의 색으로, 때로는 다른 색과 뒤섞여 플로어에 있는 사람을 물들여 갔다.
케이스케 「……그렇다 해도, 그래도, 나는…….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 것은 싫어요……」
작은 중얼거림은 대음량의 BGM에 금세 완전히 지워졌다.
모토미 「……뭐, 오늘 막 만난 내가 참견하는 것도 그렇고 말이지. 어쨌든 각오만은 단단히 해 두라는 거야」
케이스케 「……네」
그때, 린이 음과 빛의 홍수 속을 헤엄치듯 유리잔을 안고 돌아왔다.
린 「기다리셨습니다―」
모토미 「여어. 늦었군」
린 「바텐더 형과 의기투합해 떠들다 왔어」
린은 테이블에 간단히 잔을 놓고는 재빨리 자신의 음료수를 끌어당겨 입에 댔다. 투명한 색 때문에 액체가 무슨 색인지 알기 어려웠다.
아마도 맥주가 들어 있는 듯한 잔을 모토미가 잡았다.
린 「뭐야뭐야, 왜 그래―. 뭔가 심각한 얼굴 하고 있었잖아」
모토미 「아아. 케이스케가 이그라에 참가할 거라고 해서 아저씨가 여러 가지 충고해 주고 있었지」
린이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쓴웃음을 짓는 케이스케를 바라보았다.
린 「에, 아, 그래?? 역시 참가할 마음이 생겼구나」
케이스케 「……응, 뭐」
린 「아저씨가 시끄럽게 설교했지? 그런 것이 쓸데없는 참견이라는 거야―」
모토미 「너한테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
모토미가 기가 막힌다는 듯이 린을 보면서 잔을 가볍게 흔들었다.
케이스케가 아키라에게 무언의 시선을 향했다.
뭔가를 말하고 싶은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말해 줬으면 하는 것인지―――몰랐기 때문에 아키라는 잠자코 있었다.
조금 전 모토미의 말에는 동감했다.
아키라도 비슷한 말을 했지만 그래도 밀고 나가겠다기에, 케이스케의 이그라 참가에 관해 이 이상 참견할 생각은 없었다.
게다가 이런 무언의 호소는 희미하게 아키라를 화나게 했다.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말하면 된다.
표정만 보고 알아채는 것은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토미 「점점 CFC와 일흥련의 일본 통일 문제가 깊어지고 있으니 말이야. 내전이 시작되는 것도 그리 머지않았어.
그러면 비스키오는 종적을 감출지도 모르지만 이그라는 우선 틀림없이 끝나겠지」
린 「뭐, 그렇지」
홀짝홀짝 소리를 내면서 잔의 내용물을 홀짝이며 린이 끄덕였다.
린 「그렇지만, 지금이 즐거우면 되잖아. 아주 조금이라도 꿈을 꾸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고. 이런 지금 세상」
모토미 「뭐, 일리 있어. 언제 죽어도 후회는 남지 않도록 해야지」
린 「맞아―맞아―」
모토미 「……이런. 잊고 있었다」
갑자기 모토미가 가게 안에 걸린 시계를 보고 혀를 찼다.
조금 난폭하게 잔을 놓고는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밟아 끄고 벽에서 몸을 일으켰다.
모토미 「사람 만날 약속이 있었어. 나는 슬슬 간다」
린 「네네, 또 봐―」
린이 흔들흔들 한 손을 흔들었다.
모토미 「나는 밤에는 여기에 자주 있으니 무언가 조사하고 싶은 것이나 찾는 것이 있으면 상담해 주지. ……그에 상응하는 보수는 확실히 받겠지만 말이야」
모토미는 방심할 수 없는 미소를 띠고 아키라, 린, 케이스케 순으로 난잡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키라 「…………」
린 「으! 쓰다듬지 마!」
케이스케 「우와」
모토미 「하하하, 그럼」
재미있는 듯 웃고, 몸집이 큰 등은 플로어의 인파에 파묻혔다.
정신을 차리니 BGM은 차분한 템포가 되어 있어, 중저음도 소극적인 들러리가 되어 있었다.
린은 테이블에 한쪽 팔꿈치를 궤고 모토미가 떠나간 방향에서 아키라와 케이스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린 「……뭐, 저런 느낌의 수상한 아저씨이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야, 아마도」
케이스케 「확실히 수상하기는 했지……」
린 「여기에서는 사람을 믿는 마음은 70% 정도로 하는 게 좋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거짓말하는 악당이 잔뜩 있으니까. 뭐 그건 여기가 아니라 어디에서라도 똑같나」
그것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의심도 풀 수 없었다.
그 후에는 쓸데없는 이야기를 한 후 린과 헤어지기로 했다.
↓음성파일
2008/03/21 10:48
2008/03/2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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