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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PC판을 해석한 것입니다. 5월 29일 발매예정인 PS2판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상하다.
『성』에서 나와 얼마 걷지 않았을 때 아키라는 발을 멈추고 등 뒤를 확인했다.
케이스케 「왜 그래?」
아키라 「……아니」
그림자가 진 부분이나 골목 입구 등을 주시했지만 특별히 사람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기분 탓일까.
모토미와 헤어졌을 때부터 어쩐지 시선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감시하고 있는 기척.
토시마에 막 왔을 때에는 여기저기 곳곳에 사람이 숨어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조금씩 판별이 가게 되어 있었다.
확실히 사람이 있는 골목과 그렇지 않은 골목을 어쩐지 알 수 있다.
직감 같은 것이기는 하지만.
케이스케 「지친 거 아니야? 어제 잘 잤어?」
원래 잠은 얕게 자는 편이고 대부분은 자고 있다고 해도 비몽사몽 한 것과 같은 상태였다.
자신도 깨닫지 못한 사이에 지쳐있는 것일까.
몸과 마음은 의외로 연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선 마음을 새로이 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아키라 「…………」
―――역시.
아키라와 케이스케의 발소리 속에서 한순간 다른 소리가 끼어든 것을 놓치지 않았다.
아키라가 뒤돌아 등 뒤를 확인하려 한 그때.
케이스케 「으, 왁……!」
아키라 「……!?」
갑자기 케이스케의 몸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빌딩과 빌딩 사이, 낮에도 그림자가 지는 길.
케이스케는 누군가의 손에 양팔을 속박당해 자유를 빼앗겨 있었다.
맨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파란 머리카락이었다.
샛노란 스카프에 화려한 셔츠.
딱 맞는 검은 재킷, 안대.
눈에 띄는 모습이었지만 언뜻 보기에 어딘가의 골목에서 동료와 모여 있을 법한 젊은이다.
그러나 아키라를 노려보는 눈은 남달리 굶주린 짐승처럼 번뜩이고 있다. 가슴에는 택이 걸려 있었다.
목을 꽉 조이는 팔을 풀려 몸부림치는 케이스케의 뺨에 칼날이 들이밀어진다.
도끼가 연상되는 큰 칼날로 두개골을 부수는 것 정도는 간단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남자 「너무 날뛰지 마, 다쳐……」
케이스케 「으……」
눈은 아키라에게서 떼지 않고 한숨 섞인 잠긴 목소리로 남자가 속삭이듯 말한다.
남자 「택, 접수하지……」
아키라 「……!?」
금속성의 날카로운 소리가 나며 케이스케의 택이 잡아 뜯겼다.
이그라의 승패는 등이 지면에 닿는지 아닌지이다. 일방적으로 상대의 자유를 빼앗는 것은 명백히 비겁한 행위가 아닌가.
그리고 이 도시에서 그런 진부한 룰이 버젓이 통하는 것은 위반자를 처벌하는 처형인의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아키라 「……처형인이 기뻐하며 덤벼들 방식이로군」
남자 「상관없어. 그 녀석들은 위반자든 아니든 죽이고 싶을 때에 죽인다고. 그렇다면, 룰을 지킬 필요 따위는 없잖아」
남자는 코웃음 치고는 잡아뗀 택을 흔들었다.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상관없지만 말려드는 것만은 싫었다.
가뜩이나 택 사건으로 『개』가 냄새를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 이상 처형인과 얽히면 움직이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방해되는 가방을 옆으로 던지고 허리에 꽂은 홀더에 손을 뻗는다.
나이프를 꺼내려 했을 때였다.
남자 「아야!!」
남자가 얼굴을 찡그리며 비명을 질렀다.
케이스케가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는 남자의 팔을 물어뜯고 있었다.
남자가 분노에 찬 눈동자로 케이스케를 붙잡는다.
남자 「이 자식……, 죽어!!」
팔을 뿌리치지 못해 도망치지 못한 케이스케의 두부를 향해 나이프가 치켜 올라간다.
순간, 아키라는 남자에게 몸을 부딪쳤다.
남자 「그악!!」
남자가 중심을 무너뜨리고 나이프를 올린 채 2사람의 체중과 함께 뒤로 쓰러졌다.
케이스케 「콜록, 콜록, ……아키라!!」
남자 「너, 이 자식!」
남자를 위에서 누르며 상대의 양팔을 지면에 붙이려 했지만 마구 날뛰어 잘 되지 않는다.
힘 경쟁에 서로의 양팔이 격렬하게 떨리며 서로 노려보는 시선이 불꽃을 튀긴다.
남자 「비켜!!」
남자가 소리지르며 아키라의 배를 향해 오른무릎을 내질렀다.
남자의 몸을 누르며 튕기듯 뒤로 재빨리 물러서 나이프를 뽑아들고 자세를 잡는다.
남자가 천천히 일어서 아키라의 손을 보고는 히죽 웃었다.
남자 「그렇게 나오셔야지」
케이스케에게 빼앗은 택의 체인을 손목에 감으면서, 남자가 나이프 끝으로 몇 번 손짓하는 시늉을 한다.
아키라는 입을 다문 채 상대의 움직임을 지긋이 살폈다.
이 남자―――움직임은 엉성하지만 적어도 자신과 동등한 힘이 있다.
남자 「어이어이, 얼어붙었나? ……그렇다면, 이 쪽에서 먼저 가 주지!!」
바보 취급하는 웃음을 띠고 몸을 굽힌 남자가 아키라를 향해 돌진해 왔다.
귀 바로 옆에서 바람이 울린다.
큰 칼의 일격은 무거워, 피한 아키라의 뺨에 찌릿찌릿하게 여운이 남는다.
날카로운 풍압, 넘쳐나는 살기가 소용돌이친다.
아키라는 남자가 자세를 가다듬으려 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손에 든 나이프를 아래쪽에서부터 배를 향해 쳐 올렸다.
겉보기와 달리 의외로 기민한 움직임으로 남자가 피하고 다시 발을 내디디며 칼을 휘두른다.
아키라 「……읏」
무기가 큰 만큼 내지르는 동작은 대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려들 정도의 틈이 생기지도 않아 타이밍을 노리기가 어렵다. 몸을 바로잡기까지의 움직임도 빠르다.
거친 숨과 튕기는 소리, 튕겨내는 소리. 불규칙한 리듬을 만드는 발소리.
그 이외에는 격렬함을 동반한 정적밖에 없었다.
남자 「이얏!!」
남자가 짧게 외치고 깊이 파고들며 바람을 옆으로 베어 넘겼다.
뼈에 울리는 충격과 함께 2개의 흉기가 부딪히며 서로 싸운다.
충격은 여파로 아키라의 손끝을 마비시켰다. 혼신의 힘을 담아 상대의 힘을 억눌렀다.
남자 「너 꽤 하는군……」
아키라 「…………」
남자가 한숨이 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맞댄 칼날 너머로 대담한 미소를 띠었다.
원래부터 습득하고 있었는지, 자연히 상대의 틈을 읽고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아키라와는 대조적으로, 남자의 움직임은 언뜻 보기에는 난잡하게 보인다.
그러나 그래도 근력을 최대한 살려 구사하기 위한 움직임 그것이었다.
남자는 택 외에 하나 더, 희미하게 빛을 반사하는 은색 십자가를 가슴에 늘어뜨리고 있었다.
남자 「……에잇!!!」
아키라 「……!」
남자가 소리지르며 아키라의 나이프를 튕겨 냈다.
십자가에 눈을 빼앗긴 짧은 몇 초 때문에 반응이 늦어졌다.
아키라의 시야에 칼날의 일격이 날아들었다.
케이스케 「……아키라!!」
눈앞으로 흉기가 육박한다.
순간적으로 오른팔로 나이프를 내밀어 남자의 가슴팍을 후려쳤다.
남자 「……! 아……!」
나이프 끝에 확실한 느낌이 느껴졌다.
남자가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움직임을 멈춘다.
살을 찌른 것이 아니었다. 택과 십자가가 걸린 것이다.
끊어진 체인이 알알이 은색 결정으로 화해 가벼운 금속이 흩어지는 소리가 났다.
꼼짝하지 않는 3명의 시선이 모인 끝에 택과 어린 아이 손바닥 크기의 십자가가 떨어져 있었다.
십자가는 검소한 모양으로, 표면도 흠집투성이에 닳아 있었다.
남자 「…………」
남자의 몸에서 힘이 빠지고 갑자기 누그러진다.
아키라는 그 틈에 남자가 손목에 감고 있던 케이스케의 택을 잡아뺐다.
그러나 남자는 그럴 상황이 아닌 듯했다.
남자가 얼떨떨한 얼굴로 십자가에서 아키라에게 시선을 향한다.
그 얼굴이 조금씩 격렬한 증오로 일그러져간다.
남자 「……, 이 자식……!!」
열화처럼 미친 듯이 노한 남자가 무서운 표정으로 아키라를 노려보았다.
택을 다시 빼앗긴 것에 이제 와서 발끈하는 것인가.
그러나 남자가 다시 덤벼들 기미는 없이 얼굴에 노기를 드러낸 채 나이프를 든 손을 축 늘어뜨렸다.
남자는 완만한 동작으로 땅에 떨어진 십자가를 주워들고 스쳐서 흠집이 난 그것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문득 외로운 듯한 그림자가 스친다.
남자는 십자가를 손바닥에 꽉 쥐고는 눈을 감았다.
조금 전 조소를 띠고 있던 동일인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마치 기도를 하는 듯한 그 모습은 신성한 몸짓으로 보였다.
남자 「……윽」
아키라 「……!」
다음으로 눈을 떴을 때, 남자는 갑자기 아키라를 향해 나이프를 힘껏 휘둘렀다.
아키라도 다시 나이프를 부딪쳐 막는다. 고저(高低)가 한데 섞인 소리가 울린다.
남자 「……젠장」
튕겨낸 후 남자는 뒤로 물러나 분한 듯 짧게 외쳤다.
그리고 아키라를 한동안 노려보고는 발을 돌려 그대로 달려가 버렸다.
시합 포기라고도 할 수 있는 남자의 이탈. 아키라는 골탕을 먹은 듯한 기분을 맛보며 멀어져가는 등을 보고 있었다.
덤벼들었을 때는 그렇게나 살기등등했건만, 어째서.
그러나 이유가 어떻든 원래는 저 남자가 케이스케의 택을 부당하게 빼앗은 것에서 시작된 일이다.
이쪽에 죄는 없다.
남자가 떠난 후에 아직 무엇인가가 떨어져 있는 것을 깨달았다.
―――택이다.
흥분해서 잊고 간 것이리라.
그러나 이그라에 참가중이면서 택을 놓고 가다니……
그 십자가 펜던트가 그렇게나 중요했던 것일까.
택에 새겨져 있는 숫자는 10.
아키라가 갖고 있는 최고치의 패는 J이니까 연속 번호가 된다.
그러나 남자가 너무나 필사적이었던 탓인지 빼앗으려는 기분이 들지 않아, 우선은 주워서 재킷 주머니에 넣어 두었다.
케이스케 「……아키라」
얼굴을 들자 케이스케가 미안한 듯한 얼굴을 하고 서 있었다.
아키라 「자」
내팽개쳐져 있던 케이스케의 럭색을 주워 탈환품인 택과 함께 던졌다.
케이스케 「……아키라, 미안해」
되찾은 택을 바라보며, 케이스케가 지독히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키라 「그 녀석이 나빠. 룰 위반이잖아」
자신의 가방을 주워든다.
아직 뺨에 나이프가 스친 여운이 남아있어 짜증이 났다.
케이스케는 자조의 미소를 띠고 시선을 떨어뜨렸다.
케이스케 「……아키라는 정말로 굉장해. 나는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그 말에 어린 시절의 케이스케의 목소리가 귓속에서 겹쳐졌다.
―――아키라는 굉장해―――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케이스케는 옛날부터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묘하게 화가 나는 것을 느끼며, 아키라는 나이프를 난폭하게 집어넣고는 말없이 걷기 시작했다.
슬슬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할 시각이었으나, 빛은 약하디약해 골목 안으로 거의 비치지 않는다.
등 뒤에 케이스케가 따라오는 기척은 느끼고 있었으나 한 번도 돌아보지 않고 걸었다.
싸움은 이미 끝났건만 몸 어딘가에 아직 희미하게 고양(高揚)이 남아 있었다.
냉정해지는 머리와 반비례해 되살아나는 남자와 칼을 맞댔을 때의 흥분.
그때까지 무료함에 거의 죽어 있던 아키라의 신경을 이상하게 자극했다.
남자는 진심으로 아키라를 죽일 생각이었다.
그 큰 칼의 일격을 제대로 피하지 못했다면 두개골이 깨졌을지도 모른다.
죽었을지도 모른다―――자신은.
기묘한 실감이 서서히 솟아난다.
탄산 기포처럼 저릿함이 퍼져가는 듯한, 이제까지 맛본 적 없는 감각이었다.
만약 자신이 상대를 찔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급소를 찌르면 상대는 당연히 죽었을 것이다.
피를 내뿜고, 체온을 잃고서.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면 이윽고 얼음처럼 차가워질 것이다.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동시에 당황하기도 했다.
드디어 불가침의 영역에 발을 들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카맣고 커다란 혀가 등줄기를 천천히 기어가는 듯한 이것은……
기대.
불안.
공포.
초조.
대체 어느 것인가.
어느 것도 아닌가.
너무나 불안해 미궁에라도 빠진 기분이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어디로 가는 것인지도 모르고 어슴푸레한 길을 걸었다.
방은 사이드테이블에 설치된 룸램프 빛으로 엷은 난색에 싸여 있었다.
이 정도의 색과 광량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양초를 놓아 본 적도 있었지만 어쩐지 이미지와 달라져서 그만 두었다.
우아한 S자형을 그리는 램프는 고물상에서 사들인 것으로, 꽤 마음에 들었다.
흔들리는 빛을 바라보며 방의 주인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약간의 금색 자수를 곁들인 진홍색 소파, 18세기 유럽을 방불케 하는 중후한 목제 가구들, 페르시아제 융단.
벽에는 외관뿐인 난로가 자리를 잡고 검은 목탄 장식을 쌓아두고 있다.
누구나 외관에서 상상한 대로의 실내 인테리어였지만 기이한 점이라면 현관 홀에도 여기저기 놓여 있던 소년 조상이 이 방에도 가득 놓여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여기에 있는 것은 목이나 팔 등 몸의 일부가 결손되어 있다.
굉장한 값에 들여와 장식되어 있는 회화류도 어딘가 피나 어둠이나 인물을 연상시키는 기분 나쁜 것뿐이었다.
알비트로 「왜 그러지? 오늘은 평소보다 어리광을 부리는군」
가장 사랑하는 주인의 무릎에 상반신을 기대고 어리광부리는 콧소리로 무엇인가를 조르는 소년.
처형인이 데리고 온 검은 구속구를 몸에 두른 그 『개』였다.
휴식의 한 때. 어렴풋한 빛은 알비트로의 가면을 돋보이게 해 사랑스러운 듯 미소 짓는 얼굴에 엷은 음영을 만든다.
빛은 도자기처럼 흰 『개』의 피부에 춤추는 보기 흉한 흉터도 살며시 비추고 있었다.
알비트로의 손끝이 부드럽게 퍼지는 머리칼로 살며시 숨어들어 간다.
『개』가 기쁜 듯이 등줄기를 떨고는 뺨을 더욱더 주인의 무릎에 비벼댔다.
알비트로의 무릎으로 재갈에서 방울진 타액이 흘러 떨어진다.
알비트로 「장난을 하다니, 나쁜 아이구나……」
나무라는 말을 하면서도 어조는 굉장히 부드럽고 자애로 가득 차 있었다.
알비트로는 무릎에 묻은 타액을 손끝으로 닦아내 망설임 없이 혀로 핥았다.
그 정도로 사랑스러운 것이다.
알비트로 「너는 내 최고 걸작이야」
살며시 속삭이고 장난으로 귓불을 물자 꿈틀하고 『개』의 몸이 튀어 올라 원한다는 듯이 주인을 올려다보았다.
눈가가 천으로 덮여 있어도 기쁨에 찬 눈빛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천 아래, 그곳에 있어야 할 안구는 없지만.
그 장난감을 처음 본 것은 언제였던가……
알비트로는 기억을 더듬는다.
일본이 아직 동서로 분단되기 전, 대전 종결 직후의 혼란기였다.
박정한 양친에게 성적인 폭행을 지속적으로 받고 결국은 버림받아 숨이 다 끊어져 가던 소년을 가엾이 여겨 데리고 돌아온 것이다.
갈비뼈가 드러난 미발달된 몸, 마구 자란 머리카락, 부러질듯한 손발, 죽은 사람으로 착각할 듯한 창백한 피부.
친절하게 목욕을 시켜주고, 따뜻한 식사를 주고, 부드러운 모포로 따스히 감싸 주자, 소년은 눈물로 뺨을 적시며 웃었다.
너무나 덧없어, 껴안아 부서뜨려 버리고 싶어질 듯한 예쁜 미소였다.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손으로 최고의 작품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고, 그렇게 강하게 생각했다.
그 몸의 모든 것―――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도, 피부 밑에서 하얗게 번지는 지방도, 근육도, 뼈도, 내장도, 모두가 아름다웠다.
연약한 비명을 듣자 등줄기가 환희로 떨렸다.
작품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돌출되는 상처의 모양, 크기, 길이에도 신경을 썼다. 성대를 떼어낼 때는 수술 자국의 밸런스도 생각해 절개했다.
그렇게 알비트로가 애정을 쏟으면 대부분의 「소재들」은 도중에 도망치려 하다가 살해되거나, 정신이 나가 자해하거나, 쇼크사했지만 이 소년은 끝까지 견뎌냈다.
지금 그는 이성도 없어졌지만 알비트로에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가장 만족스러운 최고의 작품이었다.
그것이 힘껏 뒤를 좇아 오는 것이다. 이것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지금도 취향의 소재가 있으면 난도질해 작품 제작을 계속하고 있다.
될 수 있으면 아직 성숙하지 않은 몸이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우선 얼굴 생김새가 아름다워야 한다.
알비트로는 『개』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혼자 만족하는 미소를 띤다.
알비트로 「코는 어떻지? 상태는 좋은가?」
『개』의 턱을 가볍게 잡고 기울여 균형잡힌 모양의 코를 주의 깊게 본다.
후각 개조만은 알비트로의 취미가 아니라 이그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택의 탐지용으로 최근 덧붙인 것이었다.
다른 장난감들에도 같은 개조를 시도해 보았지만 실패를 되풀이하고, 유일하게 이 『개』만 성공한 것이다.
참가자의 등록 관리는 그 나름대로 철저히 했지만, 어쨌든 난폭자들의 모임이다. 싸우지 않고 오로지 택을 훔쳐서 모으던 바보가 과거에 있었다.
그 부정 자체는 실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이었지만, 용서해 버리면 싸우지 않게 된다. 싸우지 않으면 라인을 쓸 필요도 없어진다.
그래서는 의미가 없다. 돈을 벌 수 없다. 그래서 처형인이 있는 것이다.
『개』는 가끔 처형인들이 데리고 가게 하고 있다.
알비트로는 하는 김에 바깥세상도 보고 오면 된다고 생각했다.
더러워져 돌아올 때도 있지만, 상처를 입는다 해도 알비트로가 손을 대면 없애는 것은 쉬웠다.
『개』의 기울인 얼굴 아래, 소리를 만들어내는 부분을 절개한 자국으로 손가락을 뻗는다.
알비트로 「여기가 가장 아름다워……」
알비트로는 멍하게 중얼거리고 얼굴을 가까이 대고는 그곳에 뜨거운 혀를 댔다.
『개』의 호흡이 조용히 흐트러진다.
매일 귀여워해도 전혀 질리지 않는다.
자신의 취미가 타인에게 쉽게 알릴 수 없는 것인 것은 잘 알고 있다. 백안시된 적도 질타받은 적도 당연히 있었다.
알고 있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사는 보람인 것이다.
이것이 없어서는 살아 있어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인형이 좋았다.
따스한 피가 흐르는 자신만의 인형.
어렸을 때, 부모가 가족이 아닌 전혀 모르는 소년들을 몰래 침실로 데려가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양친이 하는 대로 때로는 격렬히 맞거나, 큰 소리로 혼나거나, 범해졌다.
그래도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자신보다, 훨씬.
언젠가 자신도 그런 인형이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면 외롭지 않다.
그다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의 영상.
괴로운 기억이 쌓이기를 거듭해 형태를 바꿔 일그러진다.
그리하여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남자의 얼굴이 된다.
바로 전날에도―――만나고 말았다.
알비트로 「…………모토미」
분하게, 저주의 말처럼 낮게 내뱉는다.
인생 최대의 오점을 만든 남자.
빛나는 장래를 산산조각낸 남자.
뇌리에 떠오른 얼굴이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듯한 엷은 미소를 띠고 있다.
알비트로 「그 남자만 없으면 나는……」
떠올리는 순간 분노가 급격히 치밀어올라 눈앞이 새빨갛게 물든다.
가면 안쪽으로 방울질 정도로 땀이 배어 있었다.
바로 옆에서 괴로운 듯한 숨소리가 나 시선을 돌리자 알비트로의 손이 『개』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재갈로 호흡이 여의찮은 『개』가 무력한 손가락으로 필사적으로 알비트로의 손을 할퀴고 있다.
바로 제정신으로 돌아와 새파랗게 질렸다.
알비트로 「아아, 이 무슨 일인지……. 무섭게 해 버렸구나, 용서해 다오」
가는 목을 해방하고 세게 껴안는다.
『개』는 어깨를 들썩이며 거친 숨을 쉬면서 알비트로의 등에 양팔을 두르고 매달렸다.
알비트로 「모두……, 그 남자 탓이야……」
알비트로는 부드러운 머리칼에 얼굴을 묻고 어둡게 한 곳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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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서 나와 얼마 걷지 않았을 때 아키라는 발을 멈추고 등 뒤를 확인했다.
케이스케 「왜 그래?」
아키라 「……아니」
그림자가 진 부분이나 골목 입구 등을 주시했지만 특별히 사람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기분 탓일까.
모토미와 헤어졌을 때부터 어쩐지 시선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감시하고 있는 기척.
토시마에 막 왔을 때에는 여기저기 곳곳에 사람이 숨어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조금씩 판별이 가게 되어 있었다.
확실히 사람이 있는 골목과 그렇지 않은 골목을 어쩐지 알 수 있다.
직감 같은 것이기는 하지만.
케이스케 「지친 거 아니야? 어제 잘 잤어?」
원래 잠은 얕게 자는 편이고 대부분은 자고 있다고 해도 비몽사몽 한 것과 같은 상태였다.
자신도 깨닫지 못한 사이에 지쳐있는 것일까.
몸과 마음은 의외로 연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선 마음을 새로이 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아키라 「…………」
―――역시.
아키라와 케이스케의 발소리 속에서 한순간 다른 소리가 끼어든 것을 놓치지 않았다.
아키라가 뒤돌아 등 뒤를 확인하려 한 그때.
케이스케 「으, 왁……!」
아키라 「……!?」
갑자기 케이스케의 몸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케이스케는 누군가의 손에 양팔을 속박당해 자유를 빼앗겨 있었다.

샛노란 스카프에 화려한 셔츠.
딱 맞는 검은 재킷, 안대.
눈에 띄는 모습이었지만 언뜻 보기에 어딘가의 골목에서 동료와 모여 있을 법한 젊은이다.
그러나 아키라를 노려보는 눈은 남달리 굶주린 짐승처럼 번뜩이고 있다. 가슴에는 택이 걸려 있었다.
목을 꽉 조이는 팔을 풀려 몸부림치는 케이스케의 뺨에 칼날이 들이밀어진다.
도끼가 연상되는 큰 칼날로 두개골을 부수는 것 정도는 간단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남자 「너무 날뛰지 마, 다쳐……」
케이스케 「으……」
눈은 아키라에게서 떼지 않고 한숨 섞인 잠긴 목소리로 남자가 속삭이듯 말한다.
남자 「택, 접수하지……」
아키라 「……!?」
금속성의 날카로운 소리가 나며 케이스케의 택이 잡아 뜯겼다.
이그라의 승패는 등이 지면에 닿는지 아닌지이다. 일방적으로 상대의 자유를 빼앗는 것은 명백히 비겁한 행위가 아닌가.
그리고 이 도시에서 그런 진부한 룰이 버젓이 통하는 것은 위반자를 처벌하는 처형인의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아키라 「……처형인이 기뻐하며 덤벼들 방식이로군」
남자 「상관없어. 그 녀석들은 위반자든 아니든 죽이고 싶을 때에 죽인다고. 그렇다면, 룰을 지킬 필요 따위는 없잖아」
남자는 코웃음 치고는 잡아뗀 택을 흔들었다.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상관없지만 말려드는 것만은 싫었다.
가뜩이나 택 사건으로 『개』가 냄새를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 이상 처형인과 얽히면 움직이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방해되는 가방을 옆으로 던지고 허리에 꽂은 홀더에 손을 뻗는다.
나이프를 꺼내려 했을 때였다.
남자 「아야!!」
남자가 얼굴을 찡그리며 비명을 질렀다.
케이스케가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는 남자의 팔을 물어뜯고 있었다.
남자가 분노에 찬 눈동자로 케이스케를 붙잡는다.
남자 「이 자식……, 죽어!!」
팔을 뿌리치지 못해 도망치지 못한 케이스케의 두부를 향해 나이프가 치켜 올라간다.
순간, 아키라는 남자에게 몸을 부딪쳤다.
남자 「그악!!」
남자가 중심을 무너뜨리고 나이프를 올린 채 2사람의 체중과 함께 뒤로 쓰러졌다.
케이스케 「콜록, 콜록, ……아키라!!」
남자 「너, 이 자식!」
남자를 위에서 누르며 상대의 양팔을 지면에 붙이려 했지만 마구 날뛰어 잘 되지 않는다.
힘 경쟁에 서로의 양팔이 격렬하게 떨리며 서로 노려보는 시선이 불꽃을 튀긴다.
남자 「비켜!!」
남자가 소리지르며 아키라의 배를 향해 오른무릎을 내질렀다.
남자의 몸을 누르며 튕기듯 뒤로 재빨리 물러서 나이프를 뽑아들고 자세를 잡는다.
남자가 천천히 일어서 아키라의 손을 보고는 히죽 웃었다.
남자 「그렇게 나오셔야지」
케이스케에게 빼앗은 택의 체인을 손목에 감으면서, 남자가 나이프 끝으로 몇 번 손짓하는 시늉을 한다.
아키라는 입을 다문 채 상대의 움직임을 지긋이 살폈다.
이 남자―――움직임은 엉성하지만 적어도 자신과 동등한 힘이 있다.
남자 「어이어이, 얼어붙었나? ……그렇다면, 이 쪽에서 먼저 가 주지!!」
바보 취급하는 웃음을 띠고 몸을 굽힌 남자가 아키라를 향해 돌진해 왔다.
귀 바로 옆에서 바람이 울린다.

날카로운 풍압, 넘쳐나는 살기가 소용돌이친다.
아키라는 남자가 자세를 가다듬으려 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손에 든 나이프를 아래쪽에서부터 배를 향해 쳐 올렸다.
겉보기와 달리 의외로 기민한 움직임으로 남자가 피하고 다시 발을 내디디며 칼을 휘두른다.
아키라 「……읏」
무기가 큰 만큼 내지르는 동작은 대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려들 정도의 틈이 생기지도 않아 타이밍을 노리기가 어렵다. 몸을 바로잡기까지의 움직임도 빠르다.
거친 숨과 튕기는 소리, 튕겨내는 소리. 불규칙한 리듬을 만드는 발소리.
그 이외에는 격렬함을 동반한 정적밖에 없었다.
남자 「이얏!!」
남자가 짧게 외치고 깊이 파고들며 바람을 옆으로 베어 넘겼다.
뼈에 울리는 충격과 함께 2개의 흉기가 부딪히며 서로 싸운다.
충격은 여파로 아키라의 손끝을 마비시켰다. 혼신의 힘을 담아 상대의 힘을 억눌렀다.
남자 「너 꽤 하는군……」
아키라 「…………」
남자가 한숨이 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맞댄 칼날 너머로 대담한 미소를 띠었다.
원래부터 습득하고 있었는지, 자연히 상대의 틈을 읽고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아키라와는 대조적으로, 남자의 움직임은 언뜻 보기에는 난잡하게 보인다.
그러나 그래도 근력을 최대한 살려 구사하기 위한 움직임 그것이었다.
남자는 택 외에 하나 더, 희미하게 빛을 반사하는 은색 십자가를 가슴에 늘어뜨리고 있었다.
남자 「……에잇!!!」
아키라 「……!」
남자가 소리지르며 아키라의 나이프를 튕겨 냈다.
십자가에 눈을 빼앗긴 짧은 몇 초 때문에 반응이 늦어졌다.
아키라의 시야에 칼날의 일격이 날아들었다.
케이스케 「……아키라!!」
눈앞으로 흉기가 육박한다.
순간적으로 오른팔로 나이프를 내밀어 남자의 가슴팍을 후려쳤다.
남자 「……! 아……!」
나이프 끝에 확실한 느낌이 느껴졌다.
남자가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움직임을 멈춘다.
살을 찌른 것이 아니었다. 택과 십자가가 걸린 것이다.
끊어진 체인이 알알이 은색 결정으로 화해 가벼운 금속이 흩어지는 소리가 났다.
꼼짝하지 않는 3명의 시선이 모인 끝에 택과 어린 아이 손바닥 크기의 십자가가 떨어져 있었다.
십자가는 검소한 모양으로, 표면도 흠집투성이에 닳아 있었다.
남자 「…………」
남자의 몸에서 힘이 빠지고 갑자기 누그러진다.
아키라는 그 틈에 남자가 손목에 감고 있던 케이스케의 택을 잡아뺐다.
그러나 남자는 그럴 상황이 아닌 듯했다.
남자가 얼떨떨한 얼굴로 십자가에서 아키라에게 시선을 향한다.
그 얼굴이 조금씩 격렬한 증오로 일그러져간다.
남자 「……, 이 자식……!!」
열화처럼 미친 듯이 노한 남자가 무서운 표정으로 아키라를 노려보았다.
택을 다시 빼앗긴 것에 이제 와서 발끈하는 것인가.
그러나 남자가 다시 덤벼들 기미는 없이 얼굴에 노기를 드러낸 채 나이프를 든 손을 축 늘어뜨렸다.
남자는 완만한 동작으로 땅에 떨어진 십자가를 주워들고 스쳐서 흠집이 난 그것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문득 외로운 듯한 그림자가 스친다.
남자는 십자가를 손바닥에 꽉 쥐고는 눈을 감았다.
조금 전 조소를 띠고 있던 동일인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마치 기도를 하는 듯한 그 모습은 신성한 몸짓으로 보였다.
남자 「……윽」
아키라 「……!」
다음으로 눈을 떴을 때, 남자는 갑자기 아키라를 향해 나이프를 힘껏 휘둘렀다.
아키라도 다시 나이프를 부딪쳐 막는다. 고저(高低)가 한데 섞인 소리가 울린다.
남자 「……젠장」
튕겨낸 후 남자는 뒤로 물러나 분한 듯 짧게 외쳤다.
그리고 아키라를 한동안 노려보고는 발을 돌려 그대로 달려가 버렸다.
시합 포기라고도 할 수 있는 남자의 이탈. 아키라는 골탕을 먹은 듯한 기분을 맛보며 멀어져가는 등을 보고 있었다.
덤벼들었을 때는 그렇게나 살기등등했건만, 어째서.
그러나 이유가 어떻든 원래는 저 남자가 케이스케의 택을 부당하게 빼앗은 것에서 시작된 일이다.
이쪽에 죄는 없다.
남자가 떠난 후에 아직 무엇인가가 떨어져 있는 것을 깨달았다.
―――택이다.
흥분해서 잊고 간 것이리라.
그러나 이그라에 참가중이면서 택을 놓고 가다니……
그 십자가 펜던트가 그렇게나 중요했던 것일까.
택에 새겨져 있는 숫자는 10.
아키라가 갖고 있는 최고치의 패는 J이니까 연속 번호가 된다.
그러나 남자가 너무나 필사적이었던 탓인지 빼앗으려는 기분이 들지 않아, 우선은 주워서 재킷 주머니에 넣어 두었다.
케이스케 「……아키라」
얼굴을 들자 케이스케가 미안한 듯한 얼굴을 하고 서 있었다.
아키라 「자」
내팽개쳐져 있던 케이스케의 럭색을 주워 탈환품인 택과 함께 던졌다.
케이스케 「……아키라, 미안해」
되찾은 택을 바라보며, 케이스케가 지독히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키라 「그 녀석이 나빠. 룰 위반이잖아」
자신의 가방을 주워든다.
아직 뺨에 나이프가 스친 여운이 남아있어 짜증이 났다.
케이스케는 자조의 미소를 띠고 시선을 떨어뜨렸다.
케이스케 「……아키라는 정말로 굉장해. 나는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그 말에 어린 시절의 케이스케의 목소리가 귓속에서 겹쳐졌다.
―――아키라는 굉장해―――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케이스케는 옛날부터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묘하게 화가 나는 것을 느끼며, 아키라는 나이프를 난폭하게 집어넣고는 말없이 걷기 시작했다.
슬슬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할 시각이었으나, 빛은 약하디약해 골목 안으로 거의 비치지 않는다.
등 뒤에 케이스케가 따라오는 기척은 느끼고 있었으나 한 번도 돌아보지 않고 걸었다.
싸움은 이미 끝났건만 몸 어딘가에 아직 희미하게 고양(高揚)이 남아 있었다.
냉정해지는 머리와 반비례해 되살아나는 남자와 칼을 맞댔을 때의 흥분.
그때까지 무료함에 거의 죽어 있던 아키라의 신경을 이상하게 자극했다.
남자는 진심으로 아키라를 죽일 생각이었다.
그 큰 칼의 일격을 제대로 피하지 못했다면 두개골이 깨졌을지도 모른다.
죽었을지도 모른다―――자신은.
기묘한 실감이 서서히 솟아난다.
탄산 기포처럼 저릿함이 퍼져가는 듯한, 이제까지 맛본 적 없는 감각이었다.
만약 자신이 상대를 찔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급소를 찌르면 상대는 당연히 죽었을 것이다.
피를 내뿜고, 체온을 잃고서.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면 이윽고 얼음처럼 차가워질 것이다.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동시에 당황하기도 했다.
드디어 불가침의 영역에 발을 들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카맣고 커다란 혀가 등줄기를 천천히 기어가는 듯한 이것은……
기대.
불안.
공포.
초조.
대체 어느 것인가.
어느 것도 아닌가.
너무나 불안해 미궁에라도 빠진 기분이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어디로 가는 것인지도 모르고 어슴푸레한 길을 걸었다.

이 정도의 색과 광량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양초를 놓아 본 적도 있었지만 어쩐지 이미지와 달라져서 그만 두었다.
우아한 S자형을 그리는 램프는 고물상에서 사들인 것으로, 꽤 마음에 들었다.
흔들리는 빛을 바라보며 방의 주인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약간의 금색 자수를 곁들인 진홍색 소파, 18세기 유럽을 방불케 하는 중후한 목제 가구들, 페르시아제 융단.
벽에는 외관뿐인 난로가 자리를 잡고 검은 목탄 장식을 쌓아두고 있다.
누구나 외관에서 상상한 대로의 실내 인테리어였지만 기이한 점이라면 현관 홀에도 여기저기 놓여 있던 소년 조상이 이 방에도 가득 놓여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여기에 있는 것은 목이나 팔 등 몸의 일부가 결손되어 있다.
굉장한 값에 들여와 장식되어 있는 회화류도 어딘가 피나 어둠이나 인물을 연상시키는 기분 나쁜 것뿐이었다.

가장 사랑하는 주인의 무릎에 상반신을 기대고 어리광부리는 콧소리로 무엇인가를 조르는 소년.
처형인이 데리고 온 검은 구속구를 몸에 두른 그 『개』였다.
휴식의 한 때. 어렴풋한 빛은 알비트로의 가면을 돋보이게 해 사랑스러운 듯 미소 짓는 얼굴에 엷은 음영을 만든다.
빛은 도자기처럼 흰 『개』의 피부에 춤추는 보기 흉한 흉터도 살며시 비추고 있었다.
알비트로의 손끝이 부드럽게 퍼지는 머리칼로 살며시 숨어들어 간다.
『개』가 기쁜 듯이 등줄기를 떨고는 뺨을 더욱더 주인의 무릎에 비벼댔다.
알비트로의 무릎으로 재갈에서 방울진 타액이 흘러 떨어진다.
알비트로 「장난을 하다니, 나쁜 아이구나……」
나무라는 말을 하면서도 어조는 굉장히 부드럽고 자애로 가득 차 있었다.
알비트로는 무릎에 묻은 타액을 손끝으로 닦아내 망설임 없이 혀로 핥았다.
그 정도로 사랑스러운 것이다.
알비트로 「너는 내 최고 걸작이야」
살며시 속삭이고 장난으로 귓불을 물자 꿈틀하고 『개』의 몸이 튀어 올라 원한다는 듯이 주인을 올려다보았다.
눈가가 천으로 덮여 있어도 기쁨에 찬 눈빛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천 아래, 그곳에 있어야 할 안구는 없지만.
그 장난감을 처음 본 것은 언제였던가……
알비트로는 기억을 더듬는다.
일본이 아직 동서로 분단되기 전, 대전 종결 직후의 혼란기였다.
박정한 양친에게 성적인 폭행을 지속적으로 받고 결국은 버림받아 숨이 다 끊어져 가던 소년을 가엾이 여겨 데리고 돌아온 것이다.
갈비뼈가 드러난 미발달된 몸, 마구 자란 머리카락, 부러질듯한 손발, 죽은 사람으로 착각할 듯한 창백한 피부.
친절하게 목욕을 시켜주고, 따뜻한 식사를 주고, 부드러운 모포로 따스히 감싸 주자, 소년은 눈물로 뺨을 적시며 웃었다.
너무나 덧없어, 껴안아 부서뜨려 버리고 싶어질 듯한 예쁜 미소였다.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손으로 최고의 작품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고, 그렇게 강하게 생각했다.
그 몸의 모든 것―――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도, 피부 밑에서 하얗게 번지는 지방도, 근육도, 뼈도, 내장도, 모두가 아름다웠다.
연약한 비명을 듣자 등줄기가 환희로 떨렸다.
작품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돌출되는 상처의 모양, 크기, 길이에도 신경을 썼다. 성대를 떼어낼 때는 수술 자국의 밸런스도 생각해 절개했다.
그렇게 알비트로가 애정을 쏟으면 대부분의 「소재들」은 도중에 도망치려 하다가 살해되거나, 정신이 나가 자해하거나, 쇼크사했지만 이 소년은 끝까지 견뎌냈다.
지금 그는 이성도 없어졌지만 알비트로에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가장 만족스러운 최고의 작품이었다.
그것이 힘껏 뒤를 좇아 오는 것이다. 이것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지금도 취향의 소재가 있으면 난도질해 작품 제작을 계속하고 있다.
될 수 있으면 아직 성숙하지 않은 몸이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우선 얼굴 생김새가 아름다워야 한다.
알비트로는 『개』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혼자 만족하는 미소를 띤다.
알비트로 「코는 어떻지? 상태는 좋은가?」
『개』의 턱을 가볍게 잡고 기울여 균형잡힌 모양의 코를 주의 깊게 본다.
후각 개조만은 알비트로의 취미가 아니라 이그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택의 탐지용으로 최근 덧붙인 것이었다.
다른 장난감들에도 같은 개조를 시도해 보았지만 실패를 되풀이하고, 유일하게 이 『개』만 성공한 것이다.
참가자의 등록 관리는 그 나름대로 철저히 했지만, 어쨌든 난폭자들의 모임이다. 싸우지 않고 오로지 택을 훔쳐서 모으던 바보가 과거에 있었다.
그 부정 자체는 실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이었지만, 용서해 버리면 싸우지 않게 된다. 싸우지 않으면 라인을 쓸 필요도 없어진다.
그래서는 의미가 없다. 돈을 벌 수 없다. 그래서 처형인이 있는 것이다.
『개』는 가끔 처형인들이 데리고 가게 하고 있다.
알비트로는 하는 김에 바깥세상도 보고 오면 된다고 생각했다.
더러워져 돌아올 때도 있지만, 상처를 입는다 해도 알비트로가 손을 대면 없애는 것은 쉬웠다.
『개』의 기울인 얼굴 아래, 소리를 만들어내는 부분을 절개한 자국으로 손가락을 뻗는다.
알비트로 「여기가 가장 아름다워……」
알비트로는 멍하게 중얼거리고 얼굴을 가까이 대고는 그곳에 뜨거운 혀를 댔다.
『개』의 호흡이 조용히 흐트러진다.
매일 귀여워해도 전혀 질리지 않는다.
자신의 취미가 타인에게 쉽게 알릴 수 없는 것인 것은 잘 알고 있다. 백안시된 적도 질타받은 적도 당연히 있었다.
알고 있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사는 보람인 것이다.
이것이 없어서는 살아 있어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인형이 좋았다.
따스한 피가 흐르는 자신만의 인형.
어렸을 때, 부모가 가족이 아닌 전혀 모르는 소년들을 몰래 침실로 데려가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양친이 하는 대로 때로는 격렬히 맞거나, 큰 소리로 혼나거나, 범해졌다.
그래도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자신보다, 훨씬.
언젠가 자신도 그런 인형이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면 외롭지 않다.
그다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의 영상.
괴로운 기억이 쌓이기를 거듭해 형태를 바꿔 일그러진다.
그리하여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남자의 얼굴이 된다.
바로 전날에도―――만나고 말았다.

분하게, 저주의 말처럼 낮게 내뱉는다.
인생 최대의 오점을 만든 남자.
빛나는 장래를 산산조각낸 남자.
뇌리에 떠오른 얼굴이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듯한 엷은 미소를 띠고 있다.
알비트로 「그 남자만 없으면 나는……」
떠올리는 순간 분노가 급격히 치밀어올라 눈앞이 새빨갛게 물든다.
가면 안쪽으로 방울질 정도로 땀이 배어 있었다.
바로 옆에서 괴로운 듯한 숨소리가 나 시선을 돌리자 알비트로의 손이 『개』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바로 제정신으로 돌아와 새파랗게 질렸다.
알비트로 「아아, 이 무슨 일인지……. 무섭게 해 버렸구나, 용서해 다오」
가는 목을 해방하고 세게 껴안는다.
『개』는 어깨를 들썩이며 거친 숨을 쉬면서 알비트로의 등에 양팔을 두르고 매달렸다.
알비트로 「모두……, 그 남자 탓이야……」
알비트로는 부드러운 머리칼에 얼굴을 묻고 어둡게 한 곳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2008/05/1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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