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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PC판을 해석한 것입니다. PS2판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와 BL에 거부감이 있는 분은 이 아래쪽은 읽지 마십시오.
혼돈한 이 도시에서 단 1명의 사람을 찾아내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단독에 토지감도 아무것도 없다고 하면 그 확률은 기적을 일으키는 것에 가깝다.
아키라가 여기에서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불안정하고 무엇보다도 불확실한 「정보」밖에 없었다.
정보를 가장 많이 수집할 수 있는 곳이라면 단 하나.
이그라의 중립지대이기도 한 클럽 「Meal of Duty」.
향하는 도중에 방해가 될 듯한 가방은 통신기와 택과 돈만을 꺼내고 버렸다.
골목을 잰걸음으로 빠져나가 전의 그 유흥가로 나왔다.
죽 늘어선 황폐해진 가게에 파묻히듯 고요히 존재하는 지하로의 검은 문을 지난다.
계단을 비추고 있던 갓 없는 전구는 나가 버린 듯, 입구 근처의 단차가 보일 뿐 안은 새카맸다.
하지만, 아키라는 망설이지 않고 블랙홀 안을 뛰어 내려갔다.
가장 마지막 계단을 지나 또 하나의 검은 문에 손을 댄다.
아키라의 예상을 배신하고 가슴 깊은 곳까지 뒤흔드는 중저음은 울리지 않았다.
대신 숨이 막힐 듯한 이취(異臭)가 코끝을 스쳤다.
참가자들이 휴식을 찾아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플로어는―――
아키라 「……윽!」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이상한 광경에 아키라는 문을 연 자세 그대로 서 있었다.
플로어도, 벽도, 천장도, 온통 페인트를 마구 칠한 듯 붉게 물들어 있다. 이취는 넘쳐흐른 피의 악취였다.
피바다로 화한 플로어에 일그러진 크고 작은 덩어리가 떠올라 있다.
―――살점들.
아키라의 바로 발 옆에도 떨어져 있는 그것에는 머리카락이 엉켜 있었다.
아키라 「…………」
생생한 혐오가 치밀어 얼굴을 돌렸다.
어째서―――
누가 무엇 때문에―――?
그때 정리되지 않는 아키라의 생각을 중지시키듯 발소리가 울렸다.
등 뒤 계단에서 한 걸음, 또 한 걸음, 천천히 내려오고 있다.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 살기가 전해져 온다.
―――누구지.
전신을 긴장시키며 계단과 플로어를 교차해 바라보았다.
플로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솔직히 망설여졌지만 어쩔 수 없다. 결심하고 붉은 바닥을 밟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전신에 피를 뒤집어 쓰는 듯한 역겨움을 느끼며 다가오는 낌새에 의식을 집중시켰다.
어두운 계단에서 모습을 드러낸 인물을 보고 눈을 크게 뜬다.
아키라 「……너……」
타케루 「……여어. 오랜만이잖아」
검은 재킷에 파랗게 물들인 특징적인 머리카락.
입가를 치켜든 타케루가 그곳에 서 있었다. 한 손에는 그 커다란 나이프를 들고 있다.
타케루 「요전 번에는 신세를 졌군……」
―――이상하다.
타케루를 본 순간 기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이런 이상한 광경을 눈앞에 두고도 태연하다.
놀라는 듯한 기색은 전혀 볼 수 없다.
게다가……, 눈이.
이전에도 이 정도로까지 날카롭게 번뜩이고 있었던가.
확실히 태도나 행동은 거칠었지만 그 뒤에는 무언가 한줄기의 뚜렷한 열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아키라는 조용히 타케루를 응시하면서 허리의 나이프 홀더로 손을 뻗었다.
타케루 「뭐야……, 느닷없이 붙자는 건가? 뭐, 좋지만. 나도 너를 박살내러 왔으니까 말이야……」
타케루는 목을 낮게 울리면서 웃으며 발부리로 바닥의 피 웅덩이를 휘저어 살점을 아키라를 향해 찼다.
철퍽 하고 둔탁한 물소리가 나며 눈앞에 그것이 떨어진다.
타케루 「엉망으로 만들어 주지……. 이렇게 말이야……」
아키라 「…………」
아키라를 힘껏 노려본 채 타케루가 턱을 당기고 흉포한 미소를 지었다.
홍채가 탁해진 듯한 기묘한 빛이 눈동자에 깃들어 있다.
―――설마.
타케루 「……죽여 버리겠어!!!」
아키라가 그렇게 생각이 미치는 것과 거의 동시에 타케루가 나이프를 쥐고 달려들었다.
한순간 반응이 늦어져 뒤로 물러섰지만 강한 풍압이 눈앞을 가로지른다.
분명히 이전과 다른 움직임이었다.
타케루 「이야아아아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내지른 일격을 허리에서 뽑은 나이프로 막는다.
서로 부딪히는 칼날에서 전해지는 힘의 여파가 나이프를 쥔 팔을 저릿하게 했다.
튕겨내고 몇 걸음 물러서 자세를 바로잡는다.
타케루 「요전 번의 그 기세는 어떻게 됐어……? 더 즐겁게 해 달라고……」
타케루가 속삭이는 듯한 낮은 목소리로 질문하듯 고개를 기울인다.
이 경이로울 정도의 힘의 비약―――틀림없다.
아키라 「……너, ……라인을 쓴 건가」
타케루는 우습다는 듯 웃음소리를 흘렸다.
타케루 「그래. 썼다. 그래서 뭐? 이제까지 아까운 짓 했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이렇게 굉장한 힘이 손에 들어온다면 말이야!!」
타케루가 다시 덤벼든다.
방어 자세로 다가올 충격에 대비했지만 타케루의 움직임이 예측과는 다른 것을 깨닫는다.
아키라 「……!?」
타케루 「어디 보냐!!」
―――잘못 읽었다.
타케루는 아키라의 발치를 향해 발길질을 하고 있었다. 제대로 피하지 못하고 아슬아슬하게 낙법을 취하면서도 피 웅덩이인 플로어로 쓰러진다.
찐득이는 불쾌한 감촉이 몸에 엉겨붙는다.
아키라 「……읏!」
얼굴로 검은 그림자가 육박해 순간적으로 양팔을 교차해 머리를 가렸다.
무거운 부츠발 공격이 아키라를 덮친다.
타케루 「이봐! 뭐야!! 재미없잖아!!」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그때마다 뼈가 삐걱대며 비명을 지른다.
타케루 「……칫, 맨손으로도 충분하군. ……이봐, 너도 라인 써 보라고? 그럼 분명 내게 반격할 수 있을지도 몰라? 뭐, 지금 여기에서 내가 죽여 버릴 거지만」
아키라 「…………」
타케루가 공격을 멈추고 천천히 조소를 띤다.
그 틈에 손끝으로 타케루의 발치―――중심을 잡고 있는 발을 노렸다.
타케루 「……이크. 하하, 마치 거북이 같군. 멈춘 것처럼 보여, 네 움직임」
익살떠는 어조로 가볍게 피해 버린다.
아키라 「라인 따위를 쓰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는 건가?」
개미지옥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사로잡히면 끝, 몸도 마음도, 모든 것을 탐하다 파멸할 때까지 도망칠 수 없다.
아무리 기어오르려 해도 이성은 강렬한 유혹을 좀처럼 이겨낼 수 없다. 흘러가는 모래에 묶여 빠져들어 간다.
타케루 「……알고 있냐고?」
타케루가 움찔하고 관자놀이를 경련하고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조소가 사라지고 여유가 완전히 사라진다.
타케루 「어이, 한 번 더 말해 봐. 뭐라고? 알고 있냐고 했겠다? 지금??」
아키라 「……윽」
언성이 높아진 말과 함께 옆구리를 강하게 차여 낮게 신음한다.
뚜렷이 변한 공기와 태도에 아키라는 희미하게 당황했다.
순간 타케루가 눈을 크게 뜨고 격양했다.
타케루 「당연히 알고 있지!! 우리 어머니 같이 되는 거라고!! 마약에 빠져 머리가 이상해지고, 주위에서 손가락질 받고, 환상에 사로잡혀 비참하게 죽어갈 거야!!!」
땅을 뒤흔들 듯한 노호가 피에 젖은 클럽 벽에 울려 퍼진다.
그것이 어쩌면―――이그라의 승리에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면서도 이제까지 타케루가 라인에 손대지 않은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미친다.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타케루 「네놈이 뭘 알아!? 응!? 학대받는 놈의 고통 따위는 생각해 본 적조차 없잖아!?!?」
아키라 「…………」
어째서인지 한순간 아키라의 뇌리를 케이스케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타케루 「……나는 말이야. 이대로 이르레도 죽일 거야……. 이기면 라인이 죽을 정도로 들어오지. 마약 절임이 되면 어차피 금방 죽겠지만, 그래도 끊기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는 살 수 있지.
그동안에 이 힘으로 우리를 괴롭게 한 놈들, 전부 죽여 버리겠어!! 나라 놈들도 너도 다 죽었어!!!」
격정에 사로잡힌 타케루가 다시 아키라의 양팔을 찼다. 이미 감각이 없어진 팔에 강하고 희미한 저릿함만이 전해진다.
타케루 「네가 그러고도 챔피언이냐!? 아아!? 재미없다고!!!」
두부를 감싸기 위해 든 팔이 한순간 풀린다. 순간적으로 얼굴을 돌렸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고 타케루의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아키라 「……윽」
고통보다도 뇌 그 자체가 뒤흔들리는 듯한 충격에 이를 악문다.
사야가 크게 흔들려 제정신을 잃은 한순간 목에 압박이 느껴지고 그대로 몸이 끌어올려 졌다.
타케루의 손가락이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
저항해도 덩굴처럼 단단히 뒤얽혀 풀리지 않는다.
타케루 「왜 그래? 자, 괴롭다고 해. 살려달라고 해 봐」
아키라 「……, 읏…………」
타케루 「빨리 안 하면 이대로 졸라버린다……? 어서 살려달라고 하라고. 자……」
조소하는 목소리가 꿈처럼 먼 곳에서 들린다.
타케루 「라인은 굉장하군……. 지금이라면 처형인도 무섭지 않아……」
뇌의 혈관이 파열할 듯 두근두근 맥박치고 있다.
붉은색과 흰색이 가물거리기를 반복하며 좁아지는 시야에 흐릿한 타케루의 얼굴이 보였다.
광기 어린 미소를 띠고 있건만 어째서인지―――얼굴을 찡그리며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키라 「…………」
타케루 「……, ……그 동정하는 듯한 눈은 뭐야」
움찔하고 뺨을 경련하며 타케루가 아키라를 내려다본다.
타케루 「이놈이나 저놈이나 모두 그래……. 약자를 볼 때의 눈은 동정하거나 멸시하거나 둘 중 하나다.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아키라 「……윽!!」
갑자기 타케루의 엄지손가락이 강한 힘으로 울대를 눌렀다.
부서질 듯한 압박에 목이 떨린다.
타케루 「……웃기지 마……. 강하다고 해서 네가 제일 잘났냐!? 약한 인간은 살 가치도 없어!?」
타케루의 눈은 아키라를 향하고 있지만 아키라를 보고 있지 않았다.
무언가 다른 것을 보고 있다.
―――위험하다.
의식이 멀어지고 거품과 같은 저릿함에 침식되어 간다.
필사적으로 타케루의 손을 쥐어뜯던 손가락에서 힘이 빠진다.
다가오는 죽음의 발소리가 점점 들리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목을 조르는 힘이 느슨해지고 타케루의 얼굴이 귓가로 다가왔다.
타케루 「……이봐, 너 말야. 남자한테 당해본 적 있어?」
기묘한 고양을 띤 목소리가 느릿하게 속삭인다.
타케루 「나는 있어. 돈이 되거든. 평범한 척하면서 남자를 학대하는 것을 좋아하는 변태 자식은 의외로 많으니까……. 처자식이 있기도 하면서.
하지만, 몇 번을 해도 하고 있을 때는 토할 것 같아졌어. 그 감각 알아?
같은 남자 밑에 깔려서 애벌레 같은 손가락이 몸을 더듬고 뜨뜻미지근한 혀가 몸을 기어다니고……. 여자 같이 당하고, 개 같이 허리를 흔들면서 말이야」
아키라 「……윽……」
아키라의 뺨을 축축한 혀가 턱에서부터 위로 천천히 기어간다.
타케루 「자존심 따위는 엉망으로 짓밟히지. 마지막에는 비참하다고……. ―――네게도 맛보여줄까?」
뇌리에 선명한 광경이 되살아난다.
이그라의 승자가 패자를 유린하는 모습―――
마치 자신이 그렇게 된 것처럼 날카로운 오한이 등줄기를 타고 오른다.
―――기분 탓이 아니라.
뺨을 따라온 타케루의 혀가 입술을 덧그리고 조롱하듯이 입속으로 밀고 들어오려 한다.
아키라 「그, 만둬……! 읏……」
목을 조르는 힘은 늦추어 졌다고 하지만 아직 기관(氣管)을 억누르고 있다.
얼굴을 돌리려 하자 손가락이 파고들어 북받치는 오열과 함께 콜록였다.
타케루 「하하, 바보」
입 끝에 작은 통증이 스치고 소리를 내며 빨아들인 후 타케루의 얼굴이 떨어졌다.
아랫입술 끝을 살짝 물어 뜯겼는지 희미한 피 맛이 입안에 퍼졌다.
타케루 「할 리가 없잖아. 징그럽게. 그걸 진짜인 줄 아냐?」
목을 조르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 현기증과도 닮은 압박이 다시 아키라를 덮친다.
타케루 「……그럼」
좁아진 시야 안에서 흉악한 눈동자가 일그러진 즐거움을 띤다.
생각이, 의식이 붉게 물들어 간다.
고통도, 괴로움도, 모두가 멀어져 간다.
이 피로 가득 찬 플로어처럼.
붉게―――
타케루 「――――――」
아키라가 의식을 막 놓으려던 때, 갑자기 목을 조르는 힘이 그쳤다.
아키라 「…………! 우, 콜록, 콜록……!」
목에서 손이 떨어지고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다. 아키라는 대량으로 흘러들어온 산소에 격렬하게 기침을 했다.
아직 목을 졸리던 통증이 강하게 남아 있었지만 바로 머리 위로 시선을 향한다.
타케루는……
아키라의 목을 조르고 있던 자세 그대로 꼿꼿이 서 있었다.
―――손이 격렬하게 경련하고 있다.
타케루 「……아, 아……, 으……그……」
타케루는 기묘한 신음 소리를 흘리며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눈을 크게 뜨고 이마에 대량의 식은땀이 맺혀 있다―――확실히 상태가 이상했다.
아키라 「…………」
타케루 「……빌어, 먹을…………」
눈의 초점은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뺨과 관자놀이가 무언가를 참는 듯이 꿈틀꿈틀 경련한다.
타케루 「……아아아아아아아악!!!!」
손뿐만이 아닌 몸 전체가 격렬하게 떨리기 시작하고 타케루는 얼굴을 들고 절규했다. 괴로운 듯한 거친 숨과 함께 흘러나온 타액이 입 끝에서 뚝뚝 흘러 떨어진다.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나?
아키라는 타케루의 이변에 놀라면서도 뇌리를 지나간 기억이 무엇이었는지 떠올리려 했다.
타케루 「으, 으으……, ……크으……」
한 손으로 자신의 목을 누르며 괴로워하는 표정은, 그럼에도 아직 증오의 눈동자로 아키라를 붙잡으려 하고 있다.
아키라는 떨어뜨렸던 나이프를 줍고는 그 자리에서 일어서서 활짝 열린 문밖으로 보이는 계단을 향해 달렸다.
타케루 「……멈, 춰……!!!」
타케루가 뻗은 팔을 뿌리치고 계단을 뛰어올라가 지상으로 나온다.
계단 아래에서 무언가에 부딪히는 듯한 격렬한 소리가 울린다.
―――쫓아올지도 모른다. 아키라는 클럽에 등을 돌리고 발 빠르게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주위 상황을 살필 여유 따위는 없이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도 모르는 채 달린다.
자신의 호흡 소리가 이상하게 크게 들려 몇 번이나 숨을 삼키자 그때마다 아직 목에 남은 세게 죄인 위화감이 느껴졌다.
아키라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 그 벽에 등을 대고 비틀비틀 주저앉았다.
이 글은 PC판을 해석한 것입니다. PS2판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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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단독에 토지감도 아무것도 없다고 하면 그 확률은 기적을 일으키는 것에 가깝다.
아키라가 여기에서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불안정하고 무엇보다도 불확실한 「정보」밖에 없었다.
정보를 가장 많이 수집할 수 있는 곳이라면 단 하나.
이그라의 중립지대이기도 한 클럽 「Meal of Duty」.
향하는 도중에 방해가 될 듯한 가방은 통신기와 택과 돈만을 꺼내고 버렸다.
골목을 잰걸음으로 빠져나가 전의 그 유흥가로 나왔다.
죽 늘어선 황폐해진 가게에 파묻히듯 고요히 존재하는 지하로의 검은 문을 지난다.
계단을 비추고 있던 갓 없는 전구는 나가 버린 듯, 입구 근처의 단차가 보일 뿐 안은 새카맸다.
하지만, 아키라는 망설이지 않고 블랙홀 안을 뛰어 내려갔다.
가장 마지막 계단을 지나 또 하나의 검은 문에 손을 댄다.
아키라의 예상을 배신하고 가슴 깊은 곳까지 뒤흔드는 중저음은 울리지 않았다.
대신 숨이 막힐 듯한 이취(異臭)가 코끝을 스쳤다.
참가자들이 휴식을 찾아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플로어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이상한 광경에 아키라는 문을 연 자세 그대로 서 있었다.
플로어도, 벽도, 천장도, 온통 페인트를 마구 칠한 듯 붉게 물들어 있다. 이취는 넘쳐흐른 피의 악취였다.
피바다로 화한 플로어에 일그러진 크고 작은 덩어리가 떠올라 있다.
―――살점들.
아키라의 바로 발 옆에도 떨어져 있는 그것에는 머리카락이 엉켜 있었다.
아키라 「…………」
생생한 혐오가 치밀어 얼굴을 돌렸다.
어째서―――
누가 무엇 때문에―――?
그때 정리되지 않는 아키라의 생각을 중지시키듯 발소리가 울렸다.
등 뒤 계단에서 한 걸음, 또 한 걸음, 천천히 내려오고 있다.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 살기가 전해져 온다.
―――누구지.
전신을 긴장시키며 계단과 플로어를 교차해 바라보았다.
플로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솔직히 망설여졌지만 어쩔 수 없다. 결심하고 붉은 바닥을 밟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전신에 피를 뒤집어 쓰는 듯한 역겨움을 느끼며 다가오는 낌새에 의식을 집중시켰다.
어두운 계단에서 모습을 드러낸 인물을 보고 눈을 크게 뜬다.
아키라 「……너……」

검은 재킷에 파랗게 물들인 특징적인 머리카락.
입가를 치켜든 타케루가 그곳에 서 있었다. 한 손에는 그 커다란 나이프를 들고 있다.
타케루 「요전 번에는 신세를 졌군……」
―――이상하다.
타케루를 본 순간 기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이런 이상한 광경을 눈앞에 두고도 태연하다.
놀라는 듯한 기색은 전혀 볼 수 없다.
게다가……, 눈이.
이전에도 이 정도로까지 날카롭게 번뜩이고 있었던가.
확실히 태도나 행동은 거칠었지만 그 뒤에는 무언가 한줄기의 뚜렷한 열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아키라는 조용히 타케루를 응시하면서 허리의 나이프 홀더로 손을 뻗었다.
타케루 「뭐야……, 느닷없이 붙자는 건가? 뭐, 좋지만. 나도 너를 박살내러 왔으니까 말이야……」
타케루는 목을 낮게 울리면서 웃으며 발부리로 바닥의 피 웅덩이를 휘저어 살점을 아키라를 향해 찼다.
철퍽 하고 둔탁한 물소리가 나며 눈앞에 그것이 떨어진다.
타케루 「엉망으로 만들어 주지……. 이렇게 말이야……」
아키라 「…………」
아키라를 힘껏 노려본 채 타케루가 턱을 당기고 흉포한 미소를 지었다.
홍채가 탁해진 듯한 기묘한 빛이 눈동자에 깃들어 있다.
―――설마.
타케루 「……죽여 버리겠어!!!」
아키라가 그렇게 생각이 미치는 것과 거의 동시에 타케루가 나이프를 쥐고 달려들었다.
한순간 반응이 늦어져 뒤로 물러섰지만 강한 풍압이 눈앞을 가로지른다.
분명히 이전과 다른 움직임이었다.
타케루 「이야아아아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내지른 일격을 허리에서 뽑은 나이프로 막는다.
서로 부딪히는 칼날에서 전해지는 힘의 여파가 나이프를 쥔 팔을 저릿하게 했다.
튕겨내고 몇 걸음 물러서 자세를 바로잡는다.
타케루 「요전 번의 그 기세는 어떻게 됐어……? 더 즐겁게 해 달라고……」
타케루가 속삭이는 듯한 낮은 목소리로 질문하듯 고개를 기울인다.
이 경이로울 정도의 힘의 비약―――틀림없다.
아키라 「……너, ……라인을 쓴 건가」
타케루는 우습다는 듯 웃음소리를 흘렸다.
타케루 「그래. 썼다. 그래서 뭐? 이제까지 아까운 짓 했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이렇게 굉장한 힘이 손에 들어온다면 말이야!!」
타케루가 다시 덤벼든다.
방어 자세로 다가올 충격에 대비했지만 타케루의 움직임이 예측과는 다른 것을 깨닫는다.
아키라 「……!?」
타케루 「어디 보냐!!」
―――잘못 읽었다.
타케루는 아키라의 발치를 향해 발길질을 하고 있었다. 제대로 피하지 못하고 아슬아슬하게 낙법을 취하면서도 피 웅덩이인 플로어로 쓰러진다.
찐득이는 불쾌한 감촉이 몸에 엉겨붙는다.
아키라 「……읏!」
얼굴로 검은 그림자가 육박해 순간적으로 양팔을 교차해 머리를 가렸다.
무거운 부츠발 공격이 아키라를 덮친다.
타케루 「이봐! 뭐야!! 재미없잖아!!」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그때마다 뼈가 삐걱대며 비명을 지른다.
타케루 「……칫, 맨손으로도 충분하군. ……이봐, 너도 라인 써 보라고? 그럼 분명 내게 반격할 수 있을지도 몰라? 뭐, 지금 여기에서 내가 죽여 버릴 거지만」
아키라 「…………」
타케루가 공격을 멈추고 천천히 조소를 띤다.
그 틈에 손끝으로 타케루의 발치―――중심을 잡고 있는 발을 노렸다.
타케루 「……이크. 하하, 마치 거북이 같군. 멈춘 것처럼 보여, 네 움직임」
익살떠는 어조로 가볍게 피해 버린다.
아키라 「라인 따위를 쓰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는 건가?」
개미지옥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사로잡히면 끝, 몸도 마음도, 모든 것을 탐하다 파멸할 때까지 도망칠 수 없다.
아무리 기어오르려 해도 이성은 강렬한 유혹을 좀처럼 이겨낼 수 없다. 흘러가는 모래에 묶여 빠져들어 간다.
타케루 「……알고 있냐고?」
타케루가 움찔하고 관자놀이를 경련하고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조소가 사라지고 여유가 완전히 사라진다.
타케루 「어이, 한 번 더 말해 봐. 뭐라고? 알고 있냐고 했겠다? 지금??」
아키라 「……윽」
언성이 높아진 말과 함께 옆구리를 강하게 차여 낮게 신음한다.
뚜렷이 변한 공기와 태도에 아키라는 희미하게 당황했다.
순간 타케루가 눈을 크게 뜨고 격양했다.
타케루 「당연히 알고 있지!! 우리 어머니 같이 되는 거라고!! 마약에 빠져 머리가 이상해지고, 주위에서 손가락질 받고, 환상에 사로잡혀 비참하게 죽어갈 거야!!!」
땅을 뒤흔들 듯한 노호가 피에 젖은 클럽 벽에 울려 퍼진다.
그것이 어쩌면―――이그라의 승리에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면서도 이제까지 타케루가 라인에 손대지 않은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미친다.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타케루 「네놈이 뭘 알아!? 응!? 학대받는 놈의 고통 따위는 생각해 본 적조차 없잖아!?!?」
아키라 「…………」
어째서인지 한순간 아키라의 뇌리를 케이스케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타케루 「……나는 말이야. 이대로 이르레도 죽일 거야……. 이기면 라인이 죽을 정도로 들어오지. 마약 절임이 되면 어차피 금방 죽겠지만, 그래도 끊기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는 살 수 있지.
그동안에 이 힘으로 우리를 괴롭게 한 놈들, 전부 죽여 버리겠어!! 나라 놈들도 너도 다 죽었어!!!」
격정에 사로잡힌 타케루가 다시 아키라의 양팔을 찼다. 이미 감각이 없어진 팔에 강하고 희미한 저릿함만이 전해진다.
타케루 「네가 그러고도 챔피언이냐!? 아아!? 재미없다고!!!」
두부를 감싸기 위해 든 팔이 한순간 풀린다. 순간적으로 얼굴을 돌렸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고 타케루의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아키라 「……윽」
고통보다도 뇌 그 자체가 뒤흔들리는 듯한 충격에 이를 악문다.
사야가 크게 흔들려 제정신을 잃은 한순간 목에 압박이 느껴지고 그대로 몸이 끌어올려 졌다.
타케루의 손가락이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
저항해도 덩굴처럼 단단히 뒤얽혀 풀리지 않는다.
타케루 「왜 그래? 자, 괴롭다고 해. 살려달라고 해 봐」
아키라 「……, 읏…………」
타케루 「빨리 안 하면 이대로 졸라버린다……? 어서 살려달라고 하라고. 자……」
조소하는 목소리가 꿈처럼 먼 곳에서 들린다.
타케루 「라인은 굉장하군……. 지금이라면 처형인도 무섭지 않아……」
뇌의 혈관이 파열할 듯 두근두근 맥박치고 있다.
붉은색과 흰색이 가물거리기를 반복하며 좁아지는 시야에 흐릿한 타케루의 얼굴이 보였다.
광기 어린 미소를 띠고 있건만 어째서인지―――얼굴을 찡그리며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키라 「…………」
타케루 「……, ……그 동정하는 듯한 눈은 뭐야」
움찔하고 뺨을 경련하며 타케루가 아키라를 내려다본다.
타케루 「이놈이나 저놈이나 모두 그래……. 약자를 볼 때의 눈은 동정하거나 멸시하거나 둘 중 하나다.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아키라 「……윽!!」
갑자기 타케루의 엄지손가락이 강한 힘으로 울대를 눌렀다.
부서질 듯한 압박에 목이 떨린다.
타케루 「……웃기지 마……. 강하다고 해서 네가 제일 잘났냐!? 약한 인간은 살 가치도 없어!?」
타케루의 눈은 아키라를 향하고 있지만 아키라를 보고 있지 않았다.
무언가 다른 것을 보고 있다.
―――위험하다.
의식이 멀어지고 거품과 같은 저릿함에 침식되어 간다.
필사적으로 타케루의 손을 쥐어뜯던 손가락에서 힘이 빠진다.
다가오는 죽음의 발소리가 점점 들리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목을 조르는 힘이 느슨해지고 타케루의 얼굴이 귓가로 다가왔다.

기묘한 고양을 띤 목소리가 느릿하게 속삭인다.
타케루 「나는 있어. 돈이 되거든. 평범한 척하면서 남자를 학대하는 것을 좋아하는 변태 자식은 의외로 많으니까……. 처자식이 있기도 하면서.
하지만, 몇 번을 해도 하고 있을 때는 토할 것 같아졌어. 그 감각 알아?
같은 남자 밑에 깔려서 애벌레 같은 손가락이 몸을 더듬고 뜨뜻미지근한 혀가 몸을 기어다니고……. 여자 같이 당하고, 개 같이 허리를 흔들면서 말이야」
아키라 「……윽……」
아키라의 뺨을 축축한 혀가 턱에서부터 위로 천천히 기어간다.
타케루 「자존심 따위는 엉망으로 짓밟히지. 마지막에는 비참하다고……. ―――네게도 맛보여줄까?」
뇌리에 선명한 광경이 되살아난다.
이그라의 승자가 패자를 유린하는 모습―――
마치 자신이 그렇게 된 것처럼 날카로운 오한이 등줄기를 타고 오른다.
―――기분 탓이 아니라.
뺨을 따라온 타케루의 혀가 입술을 덧그리고 조롱하듯이 입속으로 밀고 들어오려 한다.
아키라 「그, 만둬……! 읏……」
목을 조르는 힘은 늦추어 졌다고 하지만 아직 기관(氣管)을 억누르고 있다.
얼굴을 돌리려 하자 손가락이 파고들어 북받치는 오열과 함께 콜록였다.
타케루 「하하, 바보」
입 끝에 작은 통증이 스치고 소리를 내며 빨아들인 후 타케루의 얼굴이 떨어졌다.
아랫입술 끝을 살짝 물어 뜯겼는지 희미한 피 맛이 입안에 퍼졌다.
타케루 「할 리가 없잖아. 징그럽게. 그걸 진짜인 줄 아냐?」
목을 조르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 현기증과도 닮은 압박이 다시 아키라를 덮친다.
타케루 「……그럼」
좁아진 시야 안에서 흉악한 눈동자가 일그러진 즐거움을 띤다.
생각이, 의식이 붉게 물들어 간다.
고통도, 괴로움도, 모두가 멀어져 간다.
이 피로 가득 찬 플로어처럼.
붉게―――
타케루 「――――――」
아키라가 의식을 막 놓으려던 때, 갑자기 목을 조르는 힘이 그쳤다.
아키라 「…………! 우, 콜록, 콜록……!」
목에서 손이 떨어지고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다. 아키라는 대량으로 흘러들어온 산소에 격렬하게 기침을 했다.
아직 목을 졸리던 통증이 강하게 남아 있었지만 바로 머리 위로 시선을 향한다.
타케루는……
아키라의 목을 조르고 있던 자세 그대로 꼿꼿이 서 있었다.
―――손이 격렬하게 경련하고 있다.
타케루 「……아, 아……, 으……그……」
타케루는 기묘한 신음 소리를 흘리며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눈을 크게 뜨고 이마에 대량의 식은땀이 맺혀 있다―――확실히 상태가 이상했다.
아키라 「…………」
타케루 「……빌어, 먹을…………」
눈의 초점은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뺨과 관자놀이가 무언가를 참는 듯이 꿈틀꿈틀 경련한다.
타케루 「……아아아아아아아악!!!!」
손뿐만이 아닌 몸 전체가 격렬하게 떨리기 시작하고 타케루는 얼굴을 들고 절규했다. 괴로운 듯한 거친 숨과 함께 흘러나온 타액이 입 끝에서 뚝뚝 흘러 떨어진다.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나?
아키라는 타케루의 이변에 놀라면서도 뇌리를 지나간 기억이 무엇이었는지 떠올리려 했다.
타케루 「으, 으으……, ……크으……」
한 손으로 자신의 목을 누르며 괴로워하는 표정은, 그럼에도 아직 증오의 눈동자로 아키라를 붙잡으려 하고 있다.
아키라는 떨어뜨렸던 나이프를 줍고는 그 자리에서 일어서서 활짝 열린 문밖으로 보이는 계단을 향해 달렸다.
타케루 「……멈, 춰……!!!」
타케루가 뻗은 팔을 뿌리치고 계단을 뛰어올라가 지상으로 나온다.
계단 아래에서 무언가에 부딪히는 듯한 격렬한 소리가 울린다.
―――쫓아올지도 모른다. 아키라는 클럽에 등을 돌리고 발 빠르게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주위 상황을 살필 여유 따위는 없이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도 모르는 채 달린다.
자신의 호흡 소리가 이상하게 크게 들려 몇 번이나 숨을 삼키자 그때마다 아직 목에 남은 세게 죄인 위화감이 느껴졌다.
아키라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 그 벽에 등을 대고 비틀비틀 주저앉았다.
2008/08/28 17:55
2008/08/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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